[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가 고인이 된 김민기 학전 대표에 대해 “싱어송라이터의 시초가 된 인물”이라고 기억했다.

임진모 평론가는 22일 ‘스포츠서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별세한 김민기에 대해 “트로트와 팝 발라드밖에 없던 시절에 우리 나라에 포크음악이 자리잡는데 기여한 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작사, 작곡가들이 가수를 키우던 시스템이었는데 가수인 김민기가 직접 곡을 쓰면서 새로운 문화의 시작을 알렸다. 사실상 싱어송라이터 시초인 셈”이라며 “가수가 자신의 정체성을 곡에 녹여낸다는 점에서 싱어송라이터는 유리한 측면이 많다. 김민기를 시작으로 이장희, 송창식 등 걸출한 싱어송라이터 문화가 자리잡게 됐고, 포크 음악의 융성을 견인했다”고 의미를 되새겼다.

임진모 평론가는 “작곡가이자 굉장히 훌륭한 보컬리스트라고 생각한다”며 “군사 독재 시기, 억압적인 문화에 대항하고 항거하는 개념으로 고인의 음악이 쓰면서 저항적인 기조때문에 늘 숨어다니셨다. 많은 작품을 내지 못한게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민기는 지난해 위암 4기 판정을 받고 항암 치료를 받아오던 중 지난 21일 밤 8시 26분 세상을 떠났다.

빈소는 서울 대학로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2·3호실)에 차려졌다. 조문은 22일 오후 12시30분부터 열렸다.

김민기는 서울대 회화과에 입학한 1970년 친구 김영세와 포크 듀오 도비두를 결성해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이듬해 ‘아침이슬’을 담은 솔로 1집을 발표했다.

그러나 ‘아침이슬’이 민주화 시위에서 널리 불리자 유신 정권은 금지곡으로 지정했고, 김민기에 대한 탄압도 자행했다. 김민기는 군대에 다녀온 뒤 노동 현장에 들어가 ‘상록수’, 노래극 ‘공장의 불빛’ 등을 만들었다.

김민기는 1991년 3월15일 서울 대학로에 소극장 학전과 극단 학전을 세웠다. 학전을 개관한 뒤로는 공연을 연출하며 스타들을 배출했다. 고(故) 김광석은 학전이 배출한 최고 스타였다. 윤도현, 나윤선, 정재일 등 음악가들이 학전 출신으로 성장했다.

또 1994년 초연한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이 장기 공연을 하면서 설경구, 김윤석, 황정민, 장현성, 조승우 등 많은 배우들이 거쳐 갔다.

학전이 문 닫는다는 소식과 함께 그의 건강 문제가 알려지자 많은 이들의 안타까워하며 쾌유를 기원했으나 결국 별세 소식을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발인은 24일 오전 8시, 장지는 천안공원묘원이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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