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딪힘 속 성장…“당신들이 허락해준다면 당신들을 지킬게”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17세기 프랑스 베르사유궁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가 K-뮤지컬의 신드롬을 불러 일으키며 흥행 대작에 시동을 걸었다.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는 1972년 만화로 흥행 후, 52년 만에 전 세계 최초이자 한국 창작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무대에 오른 ‘베르사유의 장미’는 여자이지만 남자의 삶을 살아야 했던 마리앙투아네트의 근위대장 ‘오스칼’의 스토리다. 여자로 태어났지만, 화려한 드레스 대신 제복을 입어야 했던, 귀족이지만 시민들 품에서 최후를 맞은, 우정이 사랑이었던 것을 뒤늦게 깨달은 한 여인의 삶을 그린다.
EMK뮤지컬컴퍼니는 25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 프레스콜을 열고 시연에 이어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오스칼 역 옥주현, 김지우, 정유지 △앙드레 역 이해준, 김성식 △베르날 역 박민성, 서영택, 노윤이 참석했다.
이 작품을 관람하기 전, 앞서 뮤지컬 ‘마리앙투아네트’를 접한 관객들이 많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물론 두 작품의 스토리와 인물이 완전히 다르지만, 시대적·공간적 배경이 같아 작품의 연결성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배우 옥주현은 “영화 등 여러 부문에서 프랑스 격동의 시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이 시기가 많은 희생이 따랐고, 혁명의 시간이었으며 마리앙투아네트, 마녀사냥 등 다양한 소재로 울렁임을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간혹 뮤지컬 ‘레미제라블’과 같은 시선이 내비쳐지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완전히 다르다. 미워하길 작정해 괴롭히고, 정치적 외교 도구로 300여 년의 적국과 사돈을 맺어야 했던 혼돈의 카오스 속에서 사랑과 우정, 욕망과 절망을 그대로 표현한다.
옥주현은 “우리가 말하는 것으로 드라마틱한 설명이 안 된다”라며 “단순 재미가 아닌 배움이 있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누군가 용기를 내고 희생이 따르고 죽음을 각오하고 동지들과 함께 나아가는 것은 무엇일까? 과연 나는 저 상황에서 똑같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질문한다. 그러면서 지금 살아가는 시대에 나는 누구인가 묻는다”라며 “격동의 부분은 정치, 사회, 기업의 일부분일 수도 있다.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오스칼은 극 중 대사와 같이 마리앙투아네트의 ‘인형’이었을까. 조국을 지키기 위해 서 있던 칼날은 폭동이라고 여겼던 시민들을 위한 검으로 변한다. 마지막 종착지는 조국을 위해 국민 편에 선 헌신이자 희생이라는 것을 오스칼의 눈으로 바라본다.
옥주현은 “포인트 하나만으로도 많은 소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잘 모르는 역사 이야기도 아니다. 반복된 삶인 것”이라며 “어떤 인간인가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볼 수 있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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