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지난 6일 종영한 SBS ‘커넥션’(극본 이현, 연출 김문교)의 마약 공급책 공진욱은 얼굴이 무기다. 날카로운 눈매, 종으로 찢어진 흉터, 깊게 눌러쓴 가죽 모자까지 주는 ‘검은 아우라’가 지배했다.
유희제는 공진욱 역에 낙점된 뒤 가장 먼저 헤어스타일을 바꿨다. 첫인상부터 강렬한 이미지가 필요했다. 유희제는 “머리카락이 긴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변화를 주기 위해 원래 있던 머리에 헤어피스를 붙여 길이를 늘였다”며 “원래 얼굴에 흉터가 있었는데, 분장 실장님이 제 흉터를 진하게 살려보자 해서 조금 더 확장해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완성된 얼굴에 유희제가 가진 연기가 덧입혀졌다. 얼굴 안에 서스펜스가 존재하는 공진욱이 탄생했다. 첫 회부터 강렬하게 등장했다. 마약에 중독된 장재경(지성 분)은 공진욱과 추격전을 벌인다. 격투 끝에 공진욱은 장재경의 총을 손에 쥐고 달아난다.
총은 중요한 매개체다. 공진욱은 마약 밀매 조직 총책이었던 윤사장(백지원 분)을 이 총으로 살해했다. 최종회에선 이상의(박근록 분)가 검사 박태진(권율 분)을 쏘며 악을 처단하는 수단으로 사용됐다.
유희제는 “재경의 총은 여러 살인으로 이어졌다”며 “첫회부터 마지막회까지 이 총이 궁금증과 스릴을 심화시킨다”고 말했다.
‘커넥션’이 던진 화두 가운데 하나는 마약이다. 현재 사회 전반에 적나라하게 퍼져 있는 점도 묵과할 수 없는 문제다. 유희제는 “이처럼 마약이 사회문제로 화두가 된 적이 있나 싶다”며 “유통하고 제조하면서 공급을 만들어내는 이들이 문제라는 걸 연기하면서 몸소 체감했다”고 밝혔다.
공진욱은 살기 위한 방편으로 ‘마약 유통책’이라는 직업을 택했다.
“시청자들에게는 선명한 악인처럼 보일 수 있지만,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잘못된 직업 선택으로 비뚤어진 삶을 살아가는 인간으로 보이길 원했죠. 두뇌 회전이 빨라 마약에 손대지 않고 다른 방향으로 삶을 개척할 수 있었음에도 그러지 않았어요. 그저 ‘돈을 벌어야 해. 동생들과 잘 먹고 살아야 해’ 이것만 생각한 인물이죠.”
유희제는 tvN ‘이로운 사기’(2023), ENA ‘신병 시즌2’(2023) 등에서 선 굵은 역을 맡아 존재감을 나타냈다. 그는 “대본에서 제가 맡게 될 배역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다른 인물과 상황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고민하며 읽는다”며 “공진욱은 임팩트 있고 방점을 찍을 수 있는 인물”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커넥션’ 촬영을 마친 뒤에는 연극 ‘쇄골에 천사가 잠들고 있다’(2024) 등을 통해 관객과 소통하고 있다.
그는 “2시간의 긴 호흡 동안 무대 위에서 매력을 보여주는 연극은 드라마와 또 다른 매력이 있다”며 “보는 이들에게 ‘저런 사람이 꼭 있을 거 같다’는 확신과 신뢰를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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