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 기자] “시대의 기록으로 남겠다.”

지난 21일 별세한 고 김민기 학전 대표의 유가족들이 고인의 생전 유지에 따라 “고인의 이름을 빌린 추모공원이나 추모사업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가족들은 29일 학전을 통해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유가족은 고인의 유지를 온전히 이해하고 왜곡되지 않도록 받들고자 한다”며 “마지막까지 고인 때문에 불편한 상황이 생기는 것을 염려한 고인의 뜻에 따라 모든 일은 학전을 통해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가수이자 공연 연출자, 학전 대표로서 김민기의 생애 및 아카이브 구축의 주체가 학전이라는 것을 분명히 한 셈이다.

아울러 이수만 전 SM 대표 총괄 프로듀서를 비롯한 고인의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의 조의금 및 조화에 대해서도 정중히 거절했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고인과 가족의 뜻에 따라 조의금과 조화를 사양한다고 밝혔음에도 장례 첫날 경황없는 와중에 많은 수의 조화가 놓여지고 일부 조의금이 들어왔다. 강한 의지로 익명의 봉투를 쥐어 주시는 분들과 실랑이를 계속할 수 없었던 점 양해해주시기 바란다”며 “경황없이 받은 조의금은 돌려드릴 수 있는 것은 돌려 드렸고 또 돌려드리려고 한다. 돌려드릴 방법을 찾지 못하는 조의금은 유가족이 상의하여 적절한 기부처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 조의금에 대해서는 “유족의 거듭된 사양에도 불구하고 봉투를 두고 가셨고 다음날 이수만 씨와 동행했던 가수 분께 서운하지 않도록 잘 전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봉투를 돌려드렸다”고 설명했다.

유족들은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묵묵히 일해 오신 고인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유족들도 잘 알고 있기에, 고인이 일생에 걸쳐 일궈낸 일들에 유족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그것이 고인 혼자 힘으로 이룬 것들이 아니라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 고인은 살아생전 많은 도움을 주기도 했지만, 더 많은 도움을 받기도 했다. 그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생하셨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씀드린다”고 거듭 감사인사를 전했다.

또 “삼일장 내내 계속해서 ‘우리 아빠 참 잘 살았네’라는 생각이 들어 눈물과 웃음이 함께 나오는 시간이었다. 고인도 한편으로는 뿌듯한 마음으로 가셨을 거라고 생각한다. 모두 다 고맙다”라고 덧붙였다. 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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