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국가대표는 그 어떤 것도 이길 수 없다.”

남자 테니스 살아있는 전설 노박 조코비치(37·세르비아)가 대망의 올림픽 금메달을 품었다. 손을 벌벌 떨 정도로 감격했다. 나이를 고려하면 마지막 올림픽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조코비치는 놓지 않았다.

조코비치는 2024 파리 올림픽 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에서 카를로스(스페인)를 세트 스코어 2-0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미 이룰 것은 다 이뤘다. 메이저 대회 우승만 24회에 달한다. 남자 테니스 역사상 최다 우승 기록이다. ATP 파이널스 최다 우승(7회), 마스터스 1000시리즈 최다 우승(40회) 등도 있다.

딱 하나, 올림픽 금메달이 없었다. 2008 베이징 때 동메달을 땄고, 이후 메달이 없었다. 마침내 파리에서 ‘골든 슬램’을 달성했다. 우승을 확정한 후 코트에 그대로 엎드려 감격을 누렸다. 손이 떨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1987년생이다. 37세 베테랑이다. 당장은 아니지만, 은퇴해도 이상한 나이가 아니다. 그러나 여전히 세계 최고를 논하는 선수다. 세계랭킹 2위다. 은퇴는 남 얘기다.

올림픽으로 한정하면 살짝 다르게 전개된다. 다음은 2028이다. 41세다. ‘아무리 조코비치라도 LA는 어렵지 않을까’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코비치 생각은 다른 듯하다. ESPN과 인터뷰에서 “정말 기쁘다. 금메달 순간 내가 바랐던 모든 것을 뛰어넘었다. 2012 런던 때 개막식 기수였다. 그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좋은 기분이라 생각했다. 이제 내가 사랑하는 나라에 금메달을 안겼다. 인생의 꿈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시상식에서 국기가 걸리고, 국가를 불렀다. 스포츠에서 이것보다 좋은 것은 없다. 많은 것을 이뤘다. 그러나 국가대표를 이길 수 있는 것은 없다. 이번이 가장 큰 성공”이라고 강조했다.

LA 올림픽 출전도 배제하지 않았다. “미래에 대해서는 모른다”면서도 “난 아직 물러날 생각이 없다. 다음 올림픽도 배제하지 않았다. 테니스를 사랑한다. 정말 열심히 했다. 금메달을 꿈꾸며 달렸다. 너무 행복하다”고 설명했다.

2019년부터 올해 초까지 조코비치를 지도한 고란 이바니세비치는 “조코비치는 세계 최고다. 이번에도 금메달이라는 달콤한 결과를 냈다. LA 올림픽에서도 그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또 “조코비치는 테니스를 정말 좋아한다. 폼이 떨어졌다지만, 언제든 자기 실력을 낼 수 있고, 누구든 이길 수 있다. 얼마나 테니스에 미친 사람인지 모른다. LA 올림픽에 나서도 전혀 놀랍지 않다”고 부연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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