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나는 일주일에 안타 15개 친 적이 없다. 부럽고 정말 대단하다.”

김기연의 활약에 양의지도 웃었다. 포수 후배이자 고교 후배가 듬직하게 활약하면서 자신의 컨디션 관리 또한 한층 쉬워졌다며 박수를 보냈다. 주전과 백업의 개념이 아닌, 동반 활약을 다짐한 양의지다.

최근 두산은 포수 두 명이 함께 라인업에 들어간다. 지난 6일에는 양의지가 포수 마스크를 쓰고 김기연이 지명 타자로 출전했다. 7일에는 반대로 김기연이 선발 포수, 양의지가 지명 타자였다. 공격과 수비를 두루 살리기 위한 방법이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7일 경기를 앞두고 “김기연이 지난주에 안타 15개를 쳤다. 5경기만 했는데 안타 15개다. 경기당 3개 아닌가. 어마어마하다”라며 “이런 선수를 벤치에 두기에는 참 아깝다. 지금 타격 컨디션이 좋기 때문에 벤치가 아닌 라인업에 넣는 게 우리 팀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 LG 유니폼을 입었던 김기연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으로 이적했다. LG에서는 좀처럼 기회를 살리지 못했는데 두산에서 잠재력을 터뜨렸다. 지난 7일까지 타율 0.308로 공격과 수비가 두루 능한 1군 포수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6경기 모두 선발 출전. 지난 6일에는 처음으로 지명타자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기대 이상이다. 2차 드래프트 지명 당시에는 두 번째 혹은 세 번째 포수로 평가했다. 캠프까지만 해도 장승현과 두 번째 포수 자리를 두고 경쟁할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현재 김기연의 위치는 두 번째 포수 이상이다. 포수이자 3할을 치는 오른손 타자로 라인업에 유연함을 가져온다.

양의지는 진흥고 후배인 김기연에 대해 “아무래도 고등학교가 같으니까 이전부터 눈여겨보기는 했다. 무엇보다 우리 학교 선수들이 참 예의가 바르다. 늘 먼저 인사하러 온다. 기연이도 그랬다”며 “올 때마다 방망이 하나씩 챙겨주곤 했다. 지난겨울 우리 팀에 오게 돼 정말 반가웠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다른 포지션과 달리 포수끼리는 끈끈한 게 있다. 유독 잘 뭉친다. 포수끼리 회식도 하고 같이 잘 다닌다”며 “기연이가 참 기특하다. 이제 우리 팀에 없어서는 안 되는 선수로 올라섰다. 나는 일주일에 안타 15개 친 적이 없다. 부럽고 정말 대단하다. 계속 잘해서 우리 진흥고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가 또 한 명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의지의 기량이 녹슨 것은 아니다. 여전히 타석에서 최고의 생산력을 자랑한다. 지난 7일 잠실 LG전에서도 팀 승리를 이끄는 결승 3점 홈런을 터뜨렸다. 다만 만 37세로 이제는 관리가 필요한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유독 큰 부상이 잦은 포수임을 고려하면 더 그렇다.

양의지가 김기연의 활약을 반긴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기연과 ‘공존’이 팀은 물론 자신에게도 힘이 된다. 그는 “기연이 덕분에 야구 더 오래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김기연과 함께 꾸준히 포수 마스크를 쓰는 모습을 그렸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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