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파리=정다워 기자] 벤치에서도 신유빈(대한항공)은 바빴다.

신유빈과 전지희, 이은혜로 구성된 여자탁구대표팀은 10일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아레나 파리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동메달결정전에서 독일을 3-0 격파하며 동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은 2008 베이징올림픽 동메달 이후 이 종목에서 16년 만의 포디움에 서게 됐다.

한국 탁구의 간판 신유빈은 첫 경기 복식에 전지희와 짝을 이뤄 출전해 3-2 승리했다. 1~2게임을 이긴 후 3~4게임에 패해 위기에 몰렸지만 5게임을 잡아 극적으로 이겼다.

신유빈은 이후 벤치로 자리를 옮겼다. 오광헌 감독과 나란히 앉은 신유빈은 단식에 출전한 이은혜, 전지희에게 쉼 없이 응원했다. 점수가 날 때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번쩍 들며 파이팅을 외쳤고, 동료들을 향해 기운을 불어넣었다. 경기가 안 풀려 작전 타임을 부를 때엔 물을 건네주거나 오 감독과 함께 조언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힘을 보탰다.

신유빈은 2004년생으로 1992년생인 전지희, 1995년생 이은혜보다 한참 어리다. 하지만 단식 랭킹 7위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다. 전지희는 15위, 이은혜는 44위다. 실력이 팀 내에서 가장 탁월한 만큼 신유빈의 조언은 언니들에게도 도움이 될 만하다.

신유빈의 벤치 활약 속 이은혜와 전지희의 활약도 빛났다. 이은혜는 독일의 복병이자 2006년생 신성인 아네트 카우프만을 상대로 3-0 완승을 거뒀다. 전지희도 샤오나 샨을 같은 스코어로 격파하며 여유롭게 동메달을 따냈다.

신유빈은 이번 대회에서 동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혼합 복식에 이어 단체전에서도 입상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한국 탁구가 올림픽에서 ‘멀티 메달리스트’를 배출한 건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가 마지막이다. 당시 김택수(대한탁구협회 부회장)가 남자 단식 동메달과 남자 복식 동메달, 현정화(한국마사회 감독)가 여자 단식 동메달과 여자 복식 동메달을 획득했다. 신유빈은 한국 탁구 올림픽 역사를 새로 썼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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