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2015년에서 9년이 지난 2024년 다시 메이저리그(MLB) 무대에 섰다. 그러나 복귀전을 마치자마자 방출대기 명단에 올랐다. 날벼락이다.

데이비드 뷰캐넌은 2015년엔 필라델피아 필리스 소속이었고 2024년엔 신시내티 레즈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 마운드에 섰다. 결과적으로 단 한경기 퍼포먼스로 끝났지만, 역투했다.

뷰캐넌은 지난 1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홈구장인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홈 경기에 등판했다.

0-3으로 뒤진 4회에 등판해 3.1이닝 2안타 2볼넷 1실점으로 역투했다. 지난 2015년 이후 9년만의 ML 복귀전이었다.

그러나 신시내티는 2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홈경기에 앞서 로스터를 조정했다. 어깨부상에서 회복한 투수 브랜든 윌리엄슨 등 3명을 로스터에 올리며, 뷰캐넌은 양도 지명(Designated for assignment·DFA) 처리했다.

9월 확장 로스터 적용으로 2명을 추가등록 할수 있는데, 신시내티는 3명을 로스트에 등록하며 뷰캐넌이 아웃된 것.

뷰캐넌은 원하는 팀이 있으면 이적할 수 있지만, 없는 경우 마이너리그로 내려가거나 프리에이전트(FA)로 풀릴 수 있다.

뷰캐넌의 시작은 메이저리그였다. 그는 지난 2010년 7라운드로 필라델피아의 지명을 받았고 2014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그해 20경기에 선발등판해 6승 8패 평균자책점 3.75의 성적을 냈다.

그러나 빅리그 2년차인 2015시즌엔 15경기에 나와 2승 9패 평균자책점 6.99로 고전했다. 이후 2017년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로 팀을 옮겨 2019시즌까지 3년간 뛰었다.

KBO리그 삼성엔 2020년 입단해 지난해까지 4시즌 동안 에이스로 활약하며, 54승 28패 평균자책점 3.02을 기록했다.

삼성의 최장수 외국인 투수로 활약하며, 다승 공동 1위, 평균자책점·탈삼진 2위 등 최정상급 투수의 면모를 뽐냈다. 특히 팬 프렌들리한 태도로 많은 야구팬에게 사랑받았다.

지난 시즌 종료후 삼성은 뷰캐넌과의 재계약을 추진했다. 그러나 그는 필라델피아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으며 미국으로 돌아갔다. MLB 스프링캠프 초청이 포함된 계약이었는데 뷰캐넌은 MLB 시범경기엔 4차례 등판해 8이닝 13안타 5실점, 평균자책점 5.63을 기록했다.

빅리그 재진입을 노렸지만, 기록에서 보듯 크게 어필하지 못하며 결국 마이너리그로 강등되며 필라델피아 필리스 산하 트리플A 리하이밸리 아이언피그스에서 올 시즌을 시작했다. 그곳에선 22경기(16경기 선발) 등판해 9승3패 평균자책점 4.82를 작성했다.

그러다 지난 8월 26일, 더 하위 레벨인 하이 싱글A 저지 쇼어 블루 클라우스로 내려갔다. 그러나 마운드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건재를 알렸다. 그리고 이틀 뒤 28일, 선발진이 붕괴한 신시내티 레즈가 현금 트레이드로 뷰캐넌을 긴급 영입했다.

곧장 기회를 받으며, 빅리그의 부름을 받았다. 9년만의 복귀 무대는 3점차로 뒤진 4회, 그는 팀의 세번째 투수로 등판해 3.1이닝 1실점으로 제 역할을 했지만, 하루만의 영화로 끝나게 됐다.

경기 후 뷰캐넌은 “난 야구를 사랑한다.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는 걸 좋아한다. 아직 탱크에 기름이 남아 있으니 계속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DFA전에 이뤄진 인터뷰이긴 하지만, 현역생활에 대한 뷰캐넌의 강한 의지가 읽힌다.

한편 뷰캐넌 사례는 지난달 신시내티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올랐던 LG트윈스 출신 케이시 켈리와 판박이다. 켈리는 지난 25일 빅리그 콜업후 2경기 마운드에 올랐는데, 30일 DFA 처리됐다. 이후 원하는 팀을 찾지 못해 부친 팻 켈리 감독의 트리플A 루이빌 배츠로 돌아갔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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