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낯선 얼굴이다. 화장기 없는 하얀 피부에 트레이드마크인 주근깨가 도드라졌다. 이제껏 본 적 없는 독특한 이미지를 가진 김민하의 등장은 놀라울 수 밖에 없었다.
김민하는 애플TV 플러스 오리지널 ‘파친코’에서 주인공 선자 역 윤여정의 젊은 시절을 맡았다. 신예에 가까운 그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 됐다. 시즌1에선 애틋하고 수줍은 사랑을 그렸다. 시즌2에선 생존을 위한 결기를 드러낸다.
김민하는 “시즌2에서 조금 더 많이 알아봐 주신다. 그렇다고 선자를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가짐이 달라진 건 없었다”며 “저에게 ‘파친코’가 중요한 이유는 저에 대해 정말 많이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민하는 지난 2016년 웹드라마 ‘두 여자 시즌2’로 데뷔한 후 MBC ‘검법남녀’(2018), tvN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2018) 등에 출연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첫 주연작이 ‘파친코’다. 기존 김민하가 연기한 작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큰 비중이다. 글로벌한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인생 역전의 기회였던 셈이다. 기회를 받은 배우에게 숙명처럼 다가오는 질문이 있다. ‘어떻게 하면 땅에서 붕 뜨지 않고 발로 디디고 서 있을 수 있을까’다. 고민이 시작됐다.
“내 색깔이 무엇이고, 정체성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첫 주연작인데 큰 작품이라 다음 작품 고르기 어렵겠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저는 사람 사는 이야기, 사랑하고 꿈꾸는 이야기를 찾아내는 것이 제가 더 나아갈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파친코’는 1900년대 초 한국부터 시작해 1980년대 일본까지, 낯선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어머니 ‘선자’의 시선으로 한국 이민자 가족의 애환을 담았다. 시즌2에선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차별과 빈곤 속에서도 굳건하게 살아가는 선자와 그 가족의 이야기가 핵심이다.
젊은 선자 역으로 첫 등장부터 존재감을 발산한 김민하는 순수함과 총명함, 어머니의 강인함까지 그려냈다. 시즌2에선 투옥된 남편을 대신해 생계를 꾸리는 가장이자 엄마가 된다. 7년의 세월이 흐른 뒤다. 새로운 숙제가 펼쳐졌다.
김민하는 “7년이란 세월을 많이 겪었을 텐데 아이들도 많이 자고 선자도 많이 성장한 모습을 시즌2에서도 그려내려고 노력했다. 분장과 의상의 힘이 컸다. 관계성과 내면의 세월의 흐름을 많이 고민했다”고 했다.
선자와 한수(이민호 분)의 더욱 복잡해진 ‘애증의 관계’도 관전 포인트다. 선자를 버리고 일본인 야쿠자의 사위로 살아가던 한수는 14년 만에 재회한 선자를 또 한 번 흔들어 놓는다. 홀로 한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을 키우던 선자는 그런 한수를 밀어내면서도 위기 때마다 한수가 건네는 도움을 거절하지 못한다.
“꽁냥꽁냥한 로맨스는 1편에서 모두 끝났어요. 한수와 선자의 관계도 달라지고 깊어졌죠. 선자에게 한수는 설명이 안 될 정도로 큰 존재예요. 현장에서도 답답한 적이 있었어요. 싫다고 하면서 왜 찾아갈까하고요. 그냥 한수가 나의 삶에 일부분이란 거 인정하고 또 사랑하는 강인한 사람인 거죠.”
김민하는 디즈니 플러스 ‘조명가게’와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내가 죽기 일주일 전’도 공개를 앞두고 있다.
끝으로 ‘파친코’ 시즌3가 제작된다면 출연할 의사가 있냐는 물음에 김민하는 “당연히 할 마음이 있다”고 고민없이 답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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