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티빙 드라마 ‘우씨왕후’가 복색과 일부 장면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홍석경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이를 반박하고 나섰다.

홍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기다리던 작품이라 나오자마자 봤다”며 “우씨왕후에 대한 해석과 고증, 의복이 중국스럽다는 지적 모두 부질없다. 이리 작은 기록의 시대,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동시킬 충분한 시공간적 자유를 제작진이 누려도 된다고 생각한다. 당시 중국과 많은 접촉, 전쟁을 치르던 고구려인의 의복이 중국과 유사한 것이 그리 이상한가”라고 반문했다.

‘우씨왕후’는 기존 사극과 결을 달리한다. 사료가 많은 조선시대나 고려시대가 아닌 기록물조차 없다시피 한 고구려 초기, 고국천왕 사후 혼란스러운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형사취수혼’(형이 죽은 뒤에 동생이 형수와 결혼하여 함께 사는 혼인 제도)을 모티브로 우씨왕후(전종서) 분가 남편 고국천왕(지창욱 분)의 죽음 뒤 남편의 동생과 결혼하기로 결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홍 교수는 “2세기 고구려 이야기다. 신화가 아닌 역사물로는 제일 오래된 것 아닌가”라며 “고국천왕과 왕후 우씨의 이야기는 그보다 사기에 기댄 역사시대, 강력한 왕의 사후 24시간 이내에 벌어지는 5부족 연합체 국가 고구려의 밀도 높은 권력 다툼 한가운데 있는 취수혼의 주체인 왕후 이야기다. 영화적 제작비를 들였다. 극적 긴장과 상상력을 자극한다”고 해석했다.

드라마가 보여준 미적 유려함에 대해서도 칭찬했다.

홍 교수는 “셰익스피어적 운명 앞 인물들의 선택, 대부분 밤에 벌어질 수밖에 없어서 감독은 미술과 조명에 각별히 신경쓸 수밖에 없는 스토리”라며 “정세교 감독 작품이라고 크레딧이 크게 소리치듯, 감독의 미학적 선택이 돋보인다. 극도의 클로즈업이나 카라바지오를 상기시키는 조명 속에 알 수 없이 오래전 압록강 북쪽에서 벌어진 일의 장면들이 전개된다”고 말했다.

이어 홍 교수는 “사서에 항우처럼 묘사되었고 진대법이란 최초의 복지제도를 만든 걸출한 전쟁하는 고구려왕을 맡은 지창욱, 도자기처럼 팽팽한 눈까풀과 흰 얼굴로 고귀함과 팜므파탈적 가능성을 둘 다 지닌 현대적 얼굴의 전종서 배우의 고구려 복장이 생각보다 잘 어울린다”며 “스마트한 국상 을파소 역의 김무열도 돋보인다. 암튼 2부 나오기 기다린다”고 적었다.

끝으로 홍 교수는 “한반도의 역사가 드라마틱한데 왜 사극이 조선시대에 제한돼 있는지 안타까웠다”며 “‘우씨왕후’가 사극의 지평을 많이 넓혀주기를 바란다”고 희망을 밝혔다. socool@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