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상암=김용일 기자] “시작 전부터 야유 아쉬웠다. 못하기를 바라고 그런 분도 계셔서….”

축구대표팀 핵심 수비수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는 팔레스타인전에서 홍명보 감독을 향해 나온 팬 야유에 작심한 듯 말했다.

그는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1차전에서 0-0으로 비긴 뒤 이례적으로 서포터 붉은악마 응원석을 향해 ‘자중해달라’는 손동작을 했다.

경기 직후 김민재는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붉은악마석에 간 것을) 심각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선수 응원을 더 해줬으면 좋겠다고 한 것”이라며 “우리가 시작부터 못한 건 아니지 않느냐. 왜곡해서 제 SNS에도 찾아오시더라. 못하기를 바라고 응원하는 분이 아쉬워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붉은악마를 중심으로 다수 팬은 행정 논란을 일으킨 KFA의 수장 정몽규 회장을 겨냥한 비판 걸개와 더불어 경기 전,중,후로 “정몽규 나가!”를 쩌렁대게 외쳤다. 또 KFA가 자초한 어설픈 감독 선임 과정에서 어렵게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에게도 거센 야유가 쏟아졌다. 선수는 열띤 환호와 더불어 중간에 지속한 야유 속에서 경기를 치렀다.

한국은 팔레스타인의 조직적인 수비에 고전했다. 후반 4-4-2 전술 변화 속 이강인의 창의적인 패스로 몇 차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으나 손흥민, 오세훈 등의 슛이 상대 수문장 라미 하마데흐 선방에 걸렸다.

김민재는 다소 부진한 경기에 사과하면서도 팬 야유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선수 (전체의) 생각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아쉽다. 내가 (관중석에) 찾아간 것을 안 좋게 생각하시는 분은 그렇게 생각하셔도 되는데 공격적인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 시작전에 (야유가) 들리니까 그게 아쉬워서 그런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민재는 “당연히 선수들이 잘 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 다음 경기는 꼭 잘하겠다”고 덧붙였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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