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무적 엘지에 오스틴 딘! 날려버려라 오스틴 딘~”
지난 11일 LG트윈스의 3번타자 오스틴의 응원가가 흘러나온 곳은 CGV용산아이파크몰 1관이다. 서울을 연고지로 두고 있는 LG 트윈스의 팬이 잔뜩 모였다.
KT위즈와 맞대결한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5차전 1회, 1사 1루 찬스에 오스틴이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치고, 1루에 있던 주자 신민재가 홈에 들어오자 CGV용산아이파크몰 1관에선 환호성이 터졌다. 야구장을 방불케 하는 열기였다.
이날 6시30분부터 시작된 경기가 중계된 1관(192석)은 전석 매진이었다. 경기 시작 전엔 절반 가량의 객석이 채워졌다. 경기가 시작된 뒤 관객들이 하나 둘 들어찼다. 3회말이 진행되던 7시20여분엔 전석이 가득 메워졌다. LG트윈스를 상징하는 유광잠바부터 홍창기, 오지환, 김현수, 박해민, 박용택 등 현역부터 LG의 아이콘과 같은 선수의 유니폼을 입은 관객이 절반 이상이었다.
대형 스크린으로 보는 야구는 색다른 맛이 있었다. 쾅쾅 터지는 스피커에서 들리는 소리는 마치 야구장 한복판에 있는 느낌을 줬다. 오늘 처음 본 사이지만 야구라는 매개체로 소속감도 생긴 듯 함께 환호하고 하이파이브도 쳤다.
LG 투수 임찬규가 스트라이크를 잡으면 크고 작은 박수가 나왔다. 타자가 안타를 치면 하나 같이 환호성을 질렀다. 장타가 나오거나 타점을 기록하면 모두 일어나 펄쩍펄쩍 뛰었다. 4회말 문성주가 1, 3루 찬스에서 타격에 실패하자 도서관처럼 잠잠해지기도 했다. 삼삼오오 모인 팬들은 어느덧 LG의 승리를 위해 하나가 돼 있었다.
연령대는 대체로 젊었다. 2030은 물론 10대도 많았다. 4050도 엿보였지만, 대부분 젊고 어린 팬들이 많았다. 동작구에서 왔다는 15세 김군은 “잠실 야구장은 표 구하기도 힘든데, 영화관은 비교적 쉽다. 야구장보다 영화관이 훨씬 더 쾌적하다. 영화관에도 사람이 많지만, 야구장만큼은 아니다. 집에 가는 것도 훨씬 수월하다”고 말했다.
J대학교에 재학중인 여학생 세 명도 영화관에서 야구를 즐겼다. 22세 최씨는 벌써 영화관을 네 번이나 찾았다. 최씨는 “야구장보다 현장감은 덜하지만, 충분히 즐기기 좋다. 영화관에 느낀 야구의 즐거움을 공유하기 위해 친구들을 끌고 왔다”고 웃었다.
단 하나의 단점은 응원가가 크게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각 타자마다 응원가가 있는 야구 특성상 같이 응원가를 부르는 게 맛이다. 소리가 크게 들리지 않는다고 아쉬울 건 없다. 1열에서 선창하는 1일 응원단장이 있어서다. 1열에서 응원가를 불러주면 2~3열에서 더 크게 목소리를 낸다. 객석에서 흐르는 응원가가 영화관을 꽉 채운다.
21세 대학생 박군은 “응원가가 잘 들리지 않아 내가 먼저 응원가를 외친다. 딱히 응원을 배운 건 아니다. 선창을 하면 모두가 응원가를 불러준다. 재미도 있다. 이번 플레이오프는 5차전까지 모두 야구장에서 관람했다. 야구장만큼은 아니지만 현장감을 제법 느낀다. 장점이 더 많다”고 말했다.
CGV는 서울·경기는 물론 삼성과 기아의 연고지가 있는 영화관에서도 중계를 이어간다. 야구 관객 1000만 시대가 열린 만큼 새로우면서도 다양한 응원 문화를 조성해가는 데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intellybeast@sportssoe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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