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노벨상 시즌이다. 스웨덴 아카데미(한림원)은 지난 7일 생리학·의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 발표를 시작으로 8일 물리학, 9일 화학 수상자가 발표됐다.

그리고 10일 문학상 수상자로는 소설가 한강이 호명됐다. 이어 11일 평화상, 마지막으로 14일 경제학 분야 수상자를 발표하며 마무리됐다.

그런데 한국인 노벨상 수상자로는 김대중 전 대통평(노벨평화상)에 이어 작가 한강이 두번째인데, 노벨상 홈페이지에는 한국 수상자가 총 3명으로 등재되어 있다. 그의 이름은 1987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찰스 피더슨(1904~1989년)이다.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어떻게 된 걸까. 연도별로 따지면 첫번째 수상자다. 피더슨은 대한제국 말기 부산에서 태어난 미국 국적의 유기화학자다. 부친은 노르웨이인, 모친은 일본인이다.

한국에서 일하던 부친을 따라 8세까지 한국에서 살았고 미국 데이턴대에서 화학공학, MIT에서 유기화학 석사를 받았다.

그리고 1967년 듀폰사의 잭슨연구소에서 일하며 크라운 에테르라는 유기화합물을 발견한다. 그 공로로 1987년 노벨화학상을 받게 된다.

박사과정 대신 은퇴까지 42년간 듀폰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일궈낸 성과다. 피더슨은 박사학위 없는 수상자로도 유명하다.

그런 피더슨이 한국(출신) 노벨상 수상자가 된 건 노벨의 유언에 따른 것이다.

노벨은 유언장에 “수상 후보자의 국적은 일절 고려해선 안 된다”란 뜻을 밝혔다. 국가별 특혜없이 가장 적합한 인물에게 상이 돌아가야 한다는 취지다.

그래서 노벨 재단은 수상자의 정보에 출생지, 소속기관, 수상동기, 상금분배율, 그리고 사망시 사망지의 5가지 정보만 기록한다.

국가와 인종은 적지 않는다. 즉 국적이 아닌 출생지로 분류하기에 피더슨은 공식적으로 한국 출신의 첫번째 수상자가 된 것.

아울러 스웨덴 아카데미는 국가적 차원에서 추천된 후보는 검토하지 않는다. 따라서 국가적 홍보와 지원은 되레 수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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