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지한솔(28·동부건설)이 투병을 이겨내고 마침내 우승컵을 품었다. 지난 2022년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이후 812일 만이다. 투어 통산 ‘4승’을 수확했다. 수많은 동료들이 응원과 물세레로 우승의 눈물을 씻겨줬다.
지한솔은 지난 27일 경기도 용인시 88컨트리클럽 서코스(파72·6694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덕신EPC·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총상금 10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2개를 잡아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를 적은 지한솔은 공동 2위(12언더파 276타) 그룹을 2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통산 4승이다. 올시즌 “웃으면서 끝내고 싶다”고 했던 바람을 이뤘다. 지한솔에게 2024년은 남다른 해다. 10년 연속 정규 투어에서 활약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K-10 클럽 가입과 함께 만족스러운 전지훈련 성과로 어느 때보다 우승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지난 4월 ‘갑상샘 항진증’ 진단을 받으며 시즌 초반 3연속 컷 탈락하는 등 힘든 시간을 보냈다. ‘갑상샘 항진증’은 체중과 근력 약화, 불안감과 초조함을 동반하는 병이다. 이로 인해 비거리가 줄고 서 있는 것 조차 힘든 지경이 되면서 휴식기도 고민했지만 주변의 응원과 도움으로 고통의 시간을 이겨냈다. 건강도 회복했다.
경기 감각이 문제였다. 하반기에도 3연속 컷 탈락하는 모습이 나왔다. 그럼에도 지한솔은 포기하지 않고 끈기와 긍정의 에너지로 훈련에 매진했다. 그리고 올 11월 중순 출시를 앞둔 미공개 신제품, 브리지스톤골프 241CB 아이언을 새롭게 장착했다. 그랬더니 스윙과 감각을 되찾기 시작했다. 신제품을 사용한 9월부터는 2주 연속 준우승을 기록한 것.
더욱이 지한솔은 이번 대회 3라운드를 선두로 마친 후 “우승할 준비가 됐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고 결국 시즌 ‘첫 승’이란 목표를 이뤄냈다.
시즌 첫 우승을 차지한 지한솔은 인터뷰에서 힘든 시간 응원해준 많은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또한 우승 원동력으로 14년 동안 변함없이 지지해준 브리지스톤골프와 경기력 향상에 도움을 준 투어밴을 꼽으며 고마움을 전했다.
특히 지한솔이 우승을 확정한 순간, 동료들의 진심이 담긴 우승 축하 물세레가 끝없이 이어졌다. 현장에 응원하러 간 석교상사 관계자는 “지한솔은 웬만한 직원보다 오랫동안 함께 했다. 우리에겐 가족 같은 존재”라며 우승을 축하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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