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부천=박준범기자] “구단의 창단 11년 만 첫 우승 멤버가 돼서 기분이 좋다.”

FC안양 미드필더 김정현(31)은 구단 창단 첫 승격에 큰 공을 세운 한 명이다. 그는 지난 2022시즌 여름에 임대로 안양 유니폼을 입었고, 지난시즌부터 완전히 이적했다.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했고, 올 시즌에는 32경기를 뛰었다. 미드필더지만 2골2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주장 이창용과 수비수 김영찬이 이탈한 뒤에는 중앙 수비수로도 뛰었다. 그만큼 안양 후방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더불어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와 동료들을 향한 파이팅도 그의 강점 중 하나다. 그는 2일 열린 부천FC전에도 풀타임 출전해 승격 확정을 함께했다.

경기 후 김정현은 “팀 목표를 이뤄 너무 기쁘다. 구단의 창단 11년만의 첫 우승 멤버가 돼서 기분이 좋다”라며 “안양은 스타플레이어가 없지만, 그래서 더 ‘원 팀’으로 똘똘 뭉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조직력이 올라왔다. 선참 형들이 중심을 잘 잡아줬고 어린 선수들도 잘 따라와 줬다. 감독님의 전술도 상당히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안양의 승격 이유를 설명했다.

그에게도 시련이 있었다. 김정현은 부담감 속에 안면마비 증세를 보였다. 맞아야 하는 주사에 도핑 테스트에 검출되는 성분이 있어 맞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그는 수원 삼성(0-1 패)전에 결장했고 부산 아이파크(4-1 승)전에 복귀해 승리의 발판을 놨다.

김정현은 “3연패한 스트레스를 개인적으로 많이 받아 안면마비가 왔다. 혼자서 생각도 많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다 보니 스스로를 짓눌렀던 것 같다”고 돌아본 뒤 “운동장에서 나와서 동료들과 고민도 나누고 같이 이겨내려고 했다. 그랬더니 금방 상태도 좋아지고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안양은 37라운드 전남 드래곤즈(1-1 무)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실점해 다잡았던 승리를 놓쳤다. 김정현은 “전남전에 실점하면서 살짝 (마비 증세가) 올라오고 하더라”라고 웃은 뒤 “이제는 괜찮아지는 것 같다”고 했다.

승격이 확정된 후 곳곳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김정현은 의외로 담담했다. 그는 “눈물 즙이 많은 편인데 안 나오더라”라고 너스레를 떤 뒤 “스트레스를 받은 뒤에 내려놓고 그냥 무덤덤하게 생각했다”고 차분하게 말했다.

이날 유병훈 감독은 노상래 매니저와 아내의 투병 사실을 말하고 눈물을 쏟기도 했다. 김정현은 “매니저 형의 암은 두 달 전부터 알고 있었다. 묵묵히 희생을 많이 했다. 최대한 빨리 승격을 확정해서 마음 편하게 해주고 싶었는데, 늦어진 것 같아서 미안하다. 이제 목표를 이뤘으니까 편하게 수술할 수 있어 다행”이라며 “감독님 부인의 투병 사실은 지금 알게 됐다. 워낙 선수들한테 티를 내지 않는 분”이라고 설명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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