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의심과 물음표를 지우는 마무리였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전하나시티즌은 올시즌 K리그1 잔류에 성공했다. 37라운드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이긴 대전은 잔여 한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9위 이상의 성적을 확정했다.
우여곡절 많은 시즌이었다. 지난 5월21일 이민성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사퇴하면서 사령탑 공백이 발생했다. 소방수로 낙점받은 지도자는 황 감독이었다.
반발이 거셌다. 황 감독은 지난 4월 23세 이하 축구대표팀 사령탑을 이끌고 출전한 올림픽 예선에서 8강 탈락하는 충격을 안겼다. 무려 40년 만의 올림픽 출전 실패라는 뼈아픈 성적을 냈기 때문에 황 감독 선임이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주를 이뤘다. 당연한 반응이었다. 2002 한일월드컵 후광을 등에 업은 황 감독이 너무 과도한 특권을 누린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게다가 황 감독은 대전이 기업구단으로 전환한 뒤 팀을 이끌다 시즌 도중 이탈했다. 고위 관계자와의 트러블이 주원인이었지만, 성적도 좋지 않았다.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게 당연했다.
설상가상 부임 후 초반 성적도 나빴다. 8경기에서 1승3무4패를 기록하며 반전을 만들지 못했다. 황 감독이 원했던 선수를 대거 영입하고도 효과가 나오지 않았다. 입지가 급격하게 좁아질 수밖에 없는 흐름이었다.
시간이 흐르자 황 감독의 경험이 빛나기 시작했다. 차분하게 내실을 다진 대전은 후반기 경기력이 살아났다. 유기적인 압박과 빠른 공수 전환, 영리한 운영을 통해 승점을 쌓기 시작했다.
잔류를 확정하는 인천전에서도 사령탑의 지략 차이가 엿보였다. 인천이 초반부터 라인을 올리고 무리하게 공세를 펼친 것과 달리 대전은 조심스럽게 운영하다 빠른 역습을 통해 빈틈을 노리는 작전으로 초반에 승기를 잡았다.
8월 이후 대전은 12경기에서 7승3무2패를 기록했다. 황 감독 체제가 자리 잡으면서 최하위를 벗어났고, 잔류에도 성공했다. 논란의 선임은 결과적으로 해피엔딩이 된 셈이다.
힘든 2024년을 보낸 황 감독은 이제 2025시즌을 바라본다. 그는 “이제 시작이다. 높은 곳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다. 갈 길이 멀다. 팬이 납득할 만한 팀을 만들어야 한다. 앞으로도 계속 도전할 생각이다.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라며 더 나아지는 2025시즌을 다짐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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