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2025시즌 개막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각 팀의 전력구성은 끝나지 않았다.

타깃은 KIA다. 올해 통합우승을 차지한 KIA는 사실 압도적인 시즌을 치렀다. 특히 2위팀과 싸움에서 압승했는데, 시즌 중반까지 선두 다툼하던 LG에 13승, 한국시리즈 파트너였던 삼성에 12승을 각각 따냈다. KIA보다 좋은 전력을 갖춰야 내년시즌 대권에 도전할 수 있다.

올시즌 KIA는 개인보다 팀이 강한 인상을 풍겼다. 외국인 투수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주포와 주축 선수도 짧지 않은 시간 동행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른바 백업 선수들이 주축 못지않은 활약으로 팀을 지탱했다. 선수들이 마음껏 활개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 KIA 이범호 감독의 철학에, 주전 백업할 것 없이 눈치보지 않고 플레이한 게 무엇보다 주요했다.

때문에 내년시즌 KIA의 대항마는 ‘분위기 싸움’으로 갈릴 가능성이 높다. 물론 기본전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현역 메이저리거, 메이저리거 최고 유망주 출신 등 속칭 거물급 외국인 선수를 앞다투어 영입하거나,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4~5선발급 투수를 웃돈을 주고 영입한 팀이 등장한 것도 같은 이유다.

선수 영입 못지 않게 육성에도 열심이다. 비활동기간이지만, 드라이브라인 등 미국과 일본의 주요 훈련 시설로 젊은 선수를 파견하는 일종의 투자가 활발하다. KIA 정예멤버와 일대 일 매치업에서 대등하거나 조금 우세한 전력을 꾸린 팀이 등장하느냐가 향후 100일 간 가장 큰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재미있는 건 개막 시점에 세팅한 멤버로 한 시즌을 온전히 치를 수 없다는 점이다. 백업 선수들이 얼마나 주전급과 격차를 줄이느냐가 중요한 변수다. ‘다른 팀에 가면 주전’ 소리를 듣는 백업이 많은 팀이 대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전력과 뎁스 모두 경쟁력을 갖췄다면, 다음은 분위기 싸움이다. ‘팀 분위기’는 젊은 선수들이 마음껏 활개칠 수 있느냐, 주축 선수를 과감히 벤치로 불러들여도 어색하지 않느냐가 핵심이다. 우승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에 희생과 배려, 도전을 기꺼이 할 수 있어야 강팀이 될 수있다는 뜻이다.

이 부분은 감독의 운영철학을 코치진이 선수단에 얼마나 적확하게 전달하느냐로 갈린다. 정치권처럼 ‘보신주의’를 앞세우면 ‘극강의 전력’이더라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 KIA가 우승한 진짜 이유는, 감독과 코치진이 한목소리를 내 선수들이 방황하지 않아서다. 어차피 KBO리그 각 팀 전력은 종이 한 장 차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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