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내가 4년 간 해야할 일은 명확하다. 한국리틀야구 ‘부활’이다. 바닥부터 착실하게 다져서 리틀야구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뛸 수 있도록 하겠다.”
허겁지겁 찐빵을 먹던 김두환의 뺨을 무섭게 후려치던 ‘쌍칼’. 그의 첫 마디는 “네가 우리 애들 팼어?”였다. 1990년 개봉해 ‘신드롬’을 일으킨 영화 ‘장군의 아들’에서다. 단역으로 시작한 배우 생활은 벌써 강산을 세 번하고도 반이나 바꿨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허당기’ 많은 순박한 형으로, 드라마에서는 빈틈없는 연기로 큰 사랑을 받은 배우 김승우(55)가 ‘회장님’으로 돌아왔다.
연예계에서 손꼽히는 ‘야구 광(狂)’이자 사회인야구단 플레이어즈 구단주인 그는 2025년 1월1일부터 한국리틀야구연맹 제7대 회장으로 임기를 시작한다. 대한민국 리틀야구사에 연맹 회장이 이렇게 화제인 적은 또 처음이다.
‘키다리 아저씨’를 자처한 김 신임회장은 그래서 “한국리틀야구 부활이 내 소임”이라고 강조한다. 취미로 시작한 야구이지만, 애정만큼은 야구인 못지 않다. 배우가 체육단체장이 된 것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하지만, 김 신임회장은 “꼭 해야 할 일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리틀야구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다. 내가 가진 능력을 100% 발휘해 리틀야구가 대중에게 많은 관심과 응원받는 무대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리틀야구가 중요하다는 건 야구팬도 알고 있다. 1000만 관중 시대를 연 프로야구의 젖줄이어서다. 문제는 ‘어떻게 키울 것인가’다. 김 신임회장은 “발로 뛰는 것 말고 방법이 없다”고 했다. 없는 인기를 “많이 봐주세요”라고 읍소한들 달라지지 않는다. 김 신임회장 역시 “리틀야구 인기가 너무 떨어졌다. (부활이)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고 동의했다.
그래서 ‘발로 뛰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미 몇 군데 후원기업을 찾아 얘기하고 있다. 공개할 수는 없지만, 좋은 소식 전할 수 있도록 백방으로 뛰는 중”이라며 “투자가 이뤄져야 리틀야구 경쟁력이 향상한다. 선수단 자부심도 자연히 올라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돈이 모이면 선수에게 쓰겠다는 것도 김 신임회장의 포부다. 단시간에 자긍심도 높이고, 경쟁력도 갖추는 데 국제대회 만한것도 없다. 그래서 “일본 대만 미국 등 다른나라 리틀야구단과 교류전을 추진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국제대회를 치르면, 자연스레 야구 교류도 된다. 리틀야구 활성화에 도움되는 일”이라고 내다봤다.
어린 학생선수가 국제대회를 치르려면 신체조건이 얼추 맞아야 한다. 외국인 선수보다 대체로 체구가 작은 점을 고려하면, 만 13세까지는 리틀야구 선수로 뛰어야 한다. 중학교에 입학한 학생선수가 ‘선배’로서 교본이 되면, 그 자체도 발전의 자양분이 된다. 김 신임회장은 “내년부터 중 1 학생선수는 이중등록으로 분류돼 리틀야구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 존폐위기로 내몰릴 팀이 생긴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와 발맞춰 꼭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3월이 1학기이지만, 미국 등은 9월이 첫 학기다. 9월 첫 학기에 맞춰 리틀야구 대회 일정을 수립하지 않나. (학사일정 등) 제도를 바꿀 수 없으면, 융통성이라도 발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우 김승우가 연출가로 데뷔하는 드라마 ‘망원동 브라더스’는 “힘든 때를 극복할 수 있는 건 사람과 사람의 관계다. 누구나 어려움을 극복할 능력이 있으니,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자”는 메시지를 담는다. 사람 좋아해 늘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회장님’ 김승우가 꿈을 좇는 리틀야구 선수에게 전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의 ‘무모해 보이는 위대한 도전’을 응원한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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