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새로운 도시를 여행할 때마다 그곳의 역사와 문화를 온몸으로 느끼는 순간들이 있다. 인천 동구를 찾았던 이번 여행은 그런 경험으로 가득 찼다. 오래된 시간의 흔적이 담긴 골목과 생동감 넘치는 사람들, 그리고 독특한 체험들로 나를 맞아준 이곳에서 잊을 수 없는 하루를 보냈다.
배다리코스를 따라 걷다
여행의 첫 코스는 ‘배다리코스’였다. 이곳은 이름처럼 옛 배다리마을의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코스는 단순히 걸어 다니는 길이 아니라, 스탬프투어라는 재미있는 활동을 곁들인 체험형 관광이다. 지도와 함께 각 스탬프 포인트를 찾아다니는 과정은 어린 시절 소풍 때 보물찾기하던 기분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배다리성냥마을박물관에 들어서는 순간, 과거로의 시간 여행이 시작됐다. 성냥 생산으로 번성했던 마을의 이야기가 전시물 하나하나에 녹아 있었다. 해설사분의 설명을 들으니 마치 성냥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 것처럼 생생했다. 박물관을 나올 즈음에는 방문객 수가 전년 대비 495% 증가했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노동자의 길, 삶의 흔적을 쫓는다
공장과 작업장 터가 남아 있는 이 길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다. 이곳을 거닐다 보면 과거 노동자들의 삶과 희생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오래된 벽돌길을 걷는 동안 가이드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당시 사람들의 일상에 한 발 더 다가가는 기분이다.
막걸리 빚기 체험과 댕기 키링 만들기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체험형 관광 프로그램이었다. ‘막걸리 빚기 체험’은 배다리 지역 주민들과 함께 진행됐다. 손수 쌀을 씻고 발효 과정을 배우는 동안, 그저 막걸리를 마시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깊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또 다른 체험은 ‘댕기 키링 만들기’. 전통적인 한국의 댕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키링을 직접 만들어보는 과정은 꽤 흥미롭다. 만들어진 키링을 손에 쥐었을 때, 단순한 기념품 이상의 특별함이 느껴진다.
골목투어, 추억담은 여운
동구의 골목을 따라 걸으며 여정을 마무리했다. 골목마다 벽화와 소소한 가게들이 자리 잡고 있어 한 걸음 한 걸음이 설렘으로 가득 찼다. 특히 골목 끝에서 만난 만석화수 역사문화코스는 조용히 앉아 사색하기 좋은 공간이다.
이번 인천 동구 여행은 단순히 보고 즐기는 관광을 넘어, 지역의 역사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몸소 체험할 수 있었던 특별한 시간이 됐다. 스탬프투어와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동구의 매력을 직접 느껴보는 건 어떨까.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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