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대통령’을 뽑는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전례 없는 뜨거운 경쟁 구도로 주목받고 있다. 역대 최다인 6명의 후보가 등록, 다자 구도다. 갈수록 과학화, 산업화하는 체육계는 단순히 체육인 뿐 아니라 온 국민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자연스럽게 공정과 상식이라는 사회 트렌드가 반영, 혁신을 넘어 그 이상의 가치를 바라는 목소리가 크다. 그게 이번 체육회장 선거 경쟁률로 반영됐다. 체육회장의 정책과 철학이 향후 한국 체육에 미칠 영향은 더욱더 커질 전망이다. 스포츠서울은 선거를 앞두고 6명의 후보를 만나 대표 정책 공약에 관한 세부적인 비전을 들었다. 2244명의 선거인단은 물론 한국 체육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 최후 출사표도 담았다.<편집자주>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나선 유승민(43)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강조한 최대 정책 공약은 ‘선수&지도자 스포츠 커넥트 시스템’ 도입이다. 세부적으로는 지도자 인권 보호 시스템 구축과 선수 진로의 다양성을 부여하는 프로그램 가동이다.
유 후보는 “현재 선수 인권은 많이 강화돼 있다. 그런데 지도자는 어떠한 사건에 연루됐을 때 사실 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가해자가 되곤 한다.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지도자가 인권을 보호받고 바른 마인드를 지녀야 선수 등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존 스포츠윤리센터가 존재하지만 단순히 (사건을) 조사하고 결과를 내는 정도다. 난 지도자협의체를 만든 뒤 체육회에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을 그린다. 법적 판단 뿐 아니라 카운슬링까지, 멘탈 서비스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앞서 지도자의 안정적 생활을 강조했다. 그는 “체육 예산이 늘었다고 해도 현장 지도자는 최저임금도 못 받는다. 또 전문스포츠지도사 자격증도 말 그대로 전문직을 인정하는 것인데, 자격을 얻어도 의사·변호사같은 자격증 소지자와 비교해 너무 비전이 없다. 자격증을 못 따면 지도를 못 하게 규제하지 않느냐. 그러면 최소한 미래지향적 보장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선수 진로에 대한 다양성 확보도 강조했다. 유 후보는 “요즘 운동선수는 은퇴 이후 관심사가 다양하다. 지금도 국가대표 선수는 은퇴 이후 삶을 대비해 어학서비스 등을 제공받지만 정형화한 시스템을 가동하는 건 예스러운 일”이라며 “다양한 커리큘럼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일반 학생은 보편적으로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다닌 뒤 본격적으로 자기 인생을 산다. 운동선수는 대학 이후 길어야 10여 년 한다”며 “어린 선수를 중학교까지 의무 교육 틀에 가둬놓고 있다. 전문적으로 운동하는 선수를 대상으로는 교육청과 논의해서 엑스트라 커리큘럼을 제공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특히 어린 선수들이 의무교육 틀에서 역차별을 당하는 건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유 후보는 “일반 학생은 체험학습이라고 해서 학교 수업을 대체해 활동하도록 배려한다. 그런데 운동하는 아이들이 대회에 출전하는 것 등은 인정하지 않는다”며 “가뜩이나 주요 종목 선수 수급이 어렵다. 이런 환경에서는 한국 체육의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체육회장이 된다면 이 부분만큼은 꼭 정부에 목소리를 내서 현실에 맞게 풀겠다. 좋은 것이라면 미래만 보지 말고 과감하게 과거로 돌아갈 수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선거인단에게…“35년간 현장에서 쌓은 경험과 열정을 바탕으로 한국 체육 변화를 여러분과 함께 할 준비가 됐다. 이제 K-스포츠를 통한 글로벌 혁신으로 체육을 한 단계 발전시켜야 할 시기다. 체육 행정은 어느 때보다 투명하고 효율적이어야 한다. 믿음에 부응하도록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준비가 돼 있다. 여러분의 소중한 선택이 체육계 밝은 미래를 여는 열쇠가 될 것이다. 지지해달라.”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