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창간 40주년 신년기획, AI 길을 묻다①]

EBS 김유열 사장. 사진 | EBS

스포츠서울이 창간 40주년을 맞이해 ‘AI 기술’에 대한 신년 기획을 마련했다. 방송·영화·음악 등 각계를 대표하는 지식인의 인터뷰를 통해 대중문화의 미래를 진단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스포츠서울 | 고양=원성윤 기자] 새해 벽두부터 공영방송 EBS가 AI(인공지능)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생성형 AI로 제작한 애니메이션을 올해부터 방송에 틀겠다는 획기적인 방안을 내놓았다.

EBS 김유열 사장은 지난 17일 경기 고양시 EBS 본사에서 가진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에서 “AI 혁신을 통해 제작비를 획기적으로 줄여나갈 것”이라며 “엔지니어, PD, 연구원, 경영파트 등 연출 경험이 없는 인력을 AI 관련 부서에 배치해 구성원 모두가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지난 1992년 EBS에 입사해 편성기획부장을 7차례 역임한 뒤 부사장을 거쳐 2022년 사내 출신으로 처음 사장에 올랐다. 그가 연출한 도올 김용옥의 ‘노자와 21세기’(2000)는 EBS 역대 최고시청률 7.2%를 기록했다. ‘세계테마기행’ ‘한국기행’ ‘다큐프라임’ ‘극한직업’ ‘한반도의 공룡’ 등을 기획해 EBS를 수능방송에서 ‘지식채널’로 채널 브랜딩을 넓히는 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EBS 김유열 사장. 사진 | EBS

AI 실험 역시 이런 혁신의 연장선에 있다.

“모두가 AI를 이야기하지만, 정작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어요. 그러면 미래는 바뀌지 않거든요. EBS는 AI를 기반으로 사무자동화, 제작, 인터넷 서비스, AI 디지털 교과서 등 전분야에 AI R&D를 강화하고 실제 현장에 적용을 확대하려고 합니다.”

AI를 전면에 내세운 건 유튜브·OTT 등 스트리밍 공세에 따른 위기감 때문이다. 특히 1인 유튜버가 만든 여행 프로그램이 김 사장의 인식을 뿌리째 흔들었다. 스토리와 제작 기법에서 전혀 뒤처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2018년에 ‘다큐프라임’을 연출하면서 보니 유튜버의 화질이 어느 순간 점핑을 했다. 직접 고프로로 촬영을 해보니 스테빌라이저가 있어 화질이 안정적이었다. 여기에 드론까지 더해지니 아마추어가 단숨에 프로가 됐다”고 진단했다.

EBS 김유열 사장. 사진 | EBS

이런 인식의 전환은 노자의 ‘무위이화’(無爲而化·애 쓰지 않아도 저절로 이뤄진다)와 같은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어마어마한 코스트 다운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어요. 1년에 2만 편을 제작하는 인터넷 학습프로그램 제작비가 600억이라고 가정하면 AI가 만들었을 때 100억으로 만들 수 있어요. 1년에 500억, 20년이면 1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제작비를 아낄 수 있거든요.”

우려도 있다. AI 제작에 따른 프로그램 질 저하 문제 등을 넘어서야 한다. 김 사장은 “결코 싼 게 비지떡으로 끝나지 않는다. 챗GPT 등이 보여주는 AI는 인간이 창작하는 수준 이상을 구현하고 있다”며 “도전해야 한다. 인공지능에 대한 성취를 통해 EBS를 ‘방송’(Broadcasting)에서 ‘미디어’(Media)로 확장해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SS인터뷰②]에서 계속됩니다. socool@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