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의하고 있다. 사진 | AFP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위기를 기회로 전환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과 동싱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사실상 폐기하고, 캐나다 등 일부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해 국내 전기차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다른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 국내 완성차 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특히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는 내달 3일 통상정책대응 TF를 출범하기로 하는 등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미국의 경제 정책은 세계 경제에 영향을 끼친다. 가뜩이나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탓에 홍역을 앓고 있는 배터리 생산업체는 돌파구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다.

코엑스에서 열린 ‘제22회 대한민국 교육박람회’에서 참관객이 전기차 배터리 분해원리 훈련 등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업계와 증권사 리포트 등에 따르면 부진에 빠진 국내 배터리 3사가 역대 최대 규모의 연구개발(R&D) 투자로 불황 타개에 나섰다.

삼성 SDI는 지난해 3분기까지 9861억원을 R&D에 투자했는데, 4분기에도 3000억원 이상 투자해 2023년(1조1364억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전고체 배터리,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건식 공정 등 차세대 제품 생산과 기술 투자에 주력하는 것이 자구책이다.

삼성SDI가 CES 2025에서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등 혁신 제품과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 삼성 SDI

LG에너지솔루션도 1조1000억원 이상 투자해 파우치형 배터리와 리튬황 전지, 전고체 배터리 등의 고도화하거나 개발하는 데 활용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2년 8760억원이던 R&D 투자금액을 2023년 1조원 이상으로 증액했고, 지난해에도 6%가량 늘려 시장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SK온은 매출 급감에도 불구하고 R&D 투자를 아끼지 않아 눈길을 끈다. 2023년 3006억원 규모로 연구개발비를 사용했는데, 지난해도 같은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태양광 전기차 스타트업 앱테라 모터스에 원통형 배터리를 단독 공급한다. 사진 |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업계가 R&D 투자 규모를 줄이지 않는 건 기술력 외에는 믿을 구석이 없어서다. 꾸준한 기술 개발로 ‘실력있는 업체’라는 평가를 받으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다는 신념도 있다. 전기차 캐즘에도 수요는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어,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자는 생존전략을 수립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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