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 거스 포옛 감독이 지난달 25일 태국 방콕 동계 훈련 캠프에서 취재진을 만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방콕 | 정다워 기자

[스포츠서울 | 방콕=정다워 기자] 2년 사이 등장한 네 번째 사령탑. 거스 포옛 감독이 전북 현대 ‘감독 잔혹사’ 끊기에 도전한다.

전북은 지난 2023년5월 김상식 현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물러난 뒤 끝없이 추락했다. 단 페트레스쿠, 김두현 전 감독 체제에서 팀은 상상 이상으로 무너졌다. 가까스로 지난시즌 1부 리그에 잔류한 가운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험이 있는 거스 포옛 감독을 영입한 이유다. 리더십과 카리스마를 겸비한 포옛 감독의 최대 목표는 전북을 정상 궤도로 올리는 것이다.

지난달 25일 태국 방콕 훈련 캠프에서 취재진을 만난 포옛 감독은 “순위를 정상화하기 위해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여러 부분에서 변화를 주려고 한다. 장기적으로 팀이 발전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라면서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는 모른다”라고 말했다.

K리그에 도전하는 소감은 비교적 차분하다. 포옛 감독은 “내가 K리그의 판도를 바꾸거나 한 수 가르치겠다는 생각으로 온 게 아니다. 겸손하게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라며 “지금은 일단 우리의 것을 만드는 데 100% 집중하고 있다. 시즌이 시작하면 본격적으로 상대하는 팀들의 전력도 파악하고 분석해야 할 것”이라는 구상을 밝혔다.

전북 현대 거스 포옛 감독이 지난달 25일 태국 방콕 동계 훈련 캠프에서 취재진을 만나 인터뷰한 뒤 사진 촬영하고 있다. 방콕 | 정다워 기자

전북 선수들을 보는 포옛 감독의 만족도는 높다. 그는 “전반적으로 기술이 뛰어난 선수가 많다. 포지션 별로 수준 차이도 보이지 않는다. 훈련에 몰두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소통도 잘 되고 있다고 본다. 서로 알아가고 있다”라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부담도 있다. 포옛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 후보이기도 했다. 뭔가를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가 따른다. 포옛 감독은 “나는 부담을 즐긴다. 우승 하나는 해야 한다는 부담, 하위권으로 떨어지면 안 된다는 부담도 있다. 부담을 즐기면서 개선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목표는 현실적으로 세웠다. 지난시즌 강등 위기를 겪은 만큼 무리하게 높은 성적을 설정할 이유는 없다는 생각이다. 포옛 감독은 “챔피언스리그2에서는 우승하고 싶다. 가장 큰 목표는 다음시즌 챔피언스리그 엘리트에 출전하는 것이다. K리그 트로피를 기대하시겠지만 강등 위기를 겪었던 팀이 곧바로 우승에 도전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단계적으로 목표를 이뤄가겠다”라고 밝혔다.

장기적으로 보면 ‘장기 집권’도 전북이 그리는 그림이다. 전북은 4년간 무려 4명의 감독을 경험했다. 이제 누군가는 정착해야 한다. 포옛 감독도 “나는 지금까지 있던 클럽에 충성심을 갖고 헌신했다. 전북이 주는 프라이드 때문에 왔다. 계약은 쌍방에 이뤄지는 것이다. 성적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혼자 결정할 수는 없다”라는 말로 기회가 주어지는 한 자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꺼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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