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도영이 2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서 진행하고 있는 2025 스프링캠프에서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 KIA 타이거즈

[스포츠서울 | 오키나와=김동영 기자] “한국시리즈 앞두고 바꿨어요.”

2024년은 KIA ‘슈퍼스타’ 김도영(22)의 해다. ‘미쳤다’는 표현이 딱 맞는 활약을 선보였다. 대신 ‘옥에 티’도 있다. 실책이다. 리그에서 최다 1위다. 대신 속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딱 정규시즌까지만 아쉬웠을 뿐이다. 이유가 있다.

김도영은 2024시즌 141경기,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를 쐈다. 입단 3년차에 제대로 터졌다. 잘 치고, 멀리 때리고, 잘 뛰는 선수다. 다재다능 그 자체다.

KIA 김도영이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키움과 경기에서 3루 땅볼을 잡아 1루로 던지고 있다. 사진 | KIA 타이거즈

대신 수비에서는 아쉬움이 엿보였다. 실책이 30개나 됐다. 리그 유일 ‘30실책 선수’다. 30홈런-30도루-30실책이라는 기묘한 시즌을 만들었다.

딱 거기까지다. 한국시리즈에서는 다섯 경기 나서 실책이 없다. 시즌 후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도 다섯 경기 0실책이다. 당시 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저렇게 수비 잘하는데 왜 그렇게 실책이 많은지 모르겠다”고 했다.

KIA 김도영이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한화전에서 3루 땅볼을 처리하고 있다. 사진 | KIA 타이거즈

이유가 있었다. 정규시즌을 마친 후 변화를 줬다. 정확히 말하면 ‘예전으로’ 돌아갔다. 딱 하나 바꿨는데 제대로 통했다. 진작 바꿨으면 좋았을 뻔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지에서 만난 김도영은 “수비할 때 점프 스타트를 안 했다. 다리를 다 그라운드에 붙인 상태에서 타구가 오면 스타트를 끊었다. 전에는 점프하니까 시야가 흔들리고, 잘 안 보였다”고 짚었다.

이어 “한국시리즈 앞두고 다시 연습했다. 결과가 안 좋으니 뭐라도 해야 했다. 훈련을 계속했다. 막상 다시 하니 의외로 시야도 괜찮더라. 내 발이 자유자재로 움직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KIA 김도영이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2024 KBO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땅볼을 처리하고 있다. 사진 | KIA 타이거즈

투수가 공을 던지고, 타자가 때릴 때 살짝 점프한다. 그 반동을 이용해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김도영은 하다가 멈췄다. 그리고 다시 점프 스타트로 바꿨다. 효과 제대로다.

김도영은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자신감도 생겼다. 수비 불안이 있기는 했다. 이번 캠프를 통해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3루수는 스타트가 절반 이상이다. 확실히 작년보다 좋다”고 설명했다.

KIA 김도영(왼쪽)과 윤도현이 미국 어바인 1차 스프링캠프에서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지난해 실책이 많은 선수라도 올해는 분명히 줄어들 것”이라 했다. 김도영은 이미 지난해 말미 보여줬다. “쉬운 타구만 왔다”고 했지만, 프리미어12에서는 호수비도 많았다.

‘업그레이드’ 됐다. 스스로 약점까지 지웠다. 2025시즌 잘할 일만 남았다. ‘슈퍼스타’가 완전체로 거듭났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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