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호성이 8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SSG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 | 삼성 라이온즈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허벅지가 이~만해요.”

지난 스프링캠프 당시 삼성 이종열(52) 단장이 남긴 말이다. 주인공은 이호성(21)이다. 올시즌 페이스가 좋다. 전격적으로 상무 입대까지 미뤘다. 화급을 다투는 일이 아니기에 가능한 결정이다. 나아가 이호성이 잘해서 더욱 그렇다.

인천고 출신 이호성은 2023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자다. 전체 8번이다. 큰 기대를 모았다. 데뷔시즌에는 선발 두 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하기도 했다.

삼성 이호성이 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한화와 경기에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 | 삼성 라이온즈

2년차는 부침을 겪었다. 기대만큼 크지 못한 모양새. 2025시즌 독하게 준비했다. 비시즌 미국 단기유학을 다녀왔다. 동시에 기본으로 돌아갔다. ‘몸’이다. 호리호리한 체형이었으나 이제는 ‘크다’는 느낌이 확 든다. 특히 하체가 그렇다.

캠프 당시 만난 이종열 단장은 “이호성이 퓨처스에서 장난이 아니다. 진짜 허벅지가 좋아졌다. 이~만하다”며 “구속이 올라왔고, 구위도 좋다. 2025년 기대된다”며 웃었다.

실제로 그렇다. 3월22일 개막전에서 1이닝 2실점 했다. 이후 지난 8일까지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평균자책점이 2점대다. 시즌 7삼진-2볼넷도 눈에 띈다.

삼성 이호성이 8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SSG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 | 삼성 라이온즈

시속 150㎞를 넘나드는 속구를 뿌린다. 지난 2년간 평균으로 시속 140㎞ 수준이었다. ‘환골탈태’ 그 자체다. 들쑥날쑥하던 제구도 잡았다. 빠른 공을 던지는데, 정확성까지 갖춘 오른손 정통파 투수. 어느 팀이나 원한다. 삼성 불펜 확실한 카드로 떠올랐다.

삼성도 승부수를 띄웠다. 이미 상무 1차 서류전형에 합격한 상황. 최종 합격시 5월 입대 예정이다. 그러나 삼성과 이호성 모두 생각을 바꿨다. 입대를 미루고 올시즌 완주하기로 했다.

반드시 지금 가야 하는 것도 아니다. 이호성은 2004년생 8월생으로 아직 만으로는 20세다. 1년 정도 늦춰도 큰 문제는 아니다.

삼성 이호성이 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5 KBO리그 KIA와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 | 삼성 라이온즈

무엇보다 삼성에게 이호성이 필요하다. 올시즌 우승을 노린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패퇴했다. 아쉬움을 털어내고자 한다. 시즌 초반 상위권에 자리하며 잘 나가고 있다.

대신 불펜은 살짝 아쉬움이 있다. 베테랑 필승조를 받쳐줄 젊은 피, 새로운 카드가 나와야 한다. 그리고 이호성이 등장했다. 잘하는 선수는 당연히 쓰고 싶다.

이호성에게도 큰 계기가 될 수 있다.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 프로는 찬스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 입단 3년차다. “지난 2년간 아쉬웠다. 올해 씻어내고 싶다”고 했다. 최고가 되고 싶은 삼성과 이호성. 전격 입대 취소가 결코 나쁜 일이 아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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