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3월은 이상할 정도로 안 맞았다. 4월이 되니 완전히 다르다. 두산 안방마님이자, 주장인 양의지(37)가 살아났다. 봄이 외서 그럴까. 방망이가 완전히 깨어났다. 사령탑도 반색한다. 덕분에 팀이 통째로 반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의지는 3월 한 달간 8경기 나서 타율 0.174로 부진했다. 장타율도 1할대에 그쳤다. 5경기 연속 무안타 침묵했다. 핵심 타자가 부진하니 타선 전체가 답답한 흐름을 보일 수밖에 없다.

4월 들어선 완전히 다른 타자다. 뜨거운 타격감이다. 타율이 4할을 넘어선다. 3안타 포함 멀티히트 경기가 줄을 잇는다. 장타율 또한 7할대로 크게 상승했다. 3월 8경기에서 홈런이 없다. 4월에는 7경기 치르고도 홈런 두 방이다. 한층 가벼워진 스윙, 연일 날카로운 타구를 보여준다.
양의지는 날씨 얘기를 꺼냈다. ‘날씨가 풀리면 성적도 풀린다’는 말이 있다. 아무래도 추우면 움츠러들기 마련. 기온이 오르니 몸도 같이 풀린 듯하다. 실제로 지난시즌도 3월 타율은 0.296인데, 4월은 타율 0.317이다. 올해는 차이가 더 극명하다.
양의지는 “추울 때 방망이도 꽁꽁 언다. 긴팔도 잘 안 입는데, 3월엔 며칠 계속 입고 다녔다. 너무 추웠다. 긴팔 입을 때는 안타가 하나도 안 나왔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지난주부터 날씨가 풀렸다. 확실히 따뜻하더라. 사직 원정 때부터 안타가 하나씩 나오더니, 타격 밸런스가 잡혔다”고 전했다.

감독도 공감했다. 이승엽 감독은 “양의지를 포함한 베테랑 선수들이 날씨 영향을 받았다”며 “한두 개씩 안타가 나오면서, 자신감을 찾고 있다. 기본적인 컨디션도 많이 회복됐다”고 밝혔다.
양의지는 두산의 리더다. ‘전력의 절반’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그의 부활은 곧 팀 분위기의 반등을 뜻한다. 두산의 4월 성적이 나쁘지 않다. 하위권이었던 팀 순위가 바뀌었다.

이승엽 감독의 신뢰는 단단하다. 시즌 전부터 “양의지는 두산의 중심이다. 책임감으로 팀을 이끄는 리더”라고 설명했다. 지금 양의지는 그 신뢰에 경기력으로 답하고 있다.
야구는 흐름의 경기다. 분위기를 타면 팀 전체가 달라진다. 두산이 그렇게 살아나고 있다. 봄바람이 불고, 벚꽃이 피고, 양의지가 일어섰다. 두산도 기지개를 켰다. duswns06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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