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KT 선발 우투수 사이드암 고영표(34)의 마구가 살아났다. 결정구인 체인지업의 위력이 살아났다. 체인지업 하나로 KIA 타선을 잠재웠다. 제구, 무브먼트, 투구 타이밍 모두 완벽했다.
고영표는 1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KBO리그 KIA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1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2018년 5월24일 KIA전, 2021년 10월28일 NC전 이후 통산 세 번째로 한 경기 11삼진을 기록했다. 개인 최다 타이기록이다.
압도적인 삼진쇼의 중심엔 체인지업이 있다. 이날 99개의 투구 중 절반 이상인 52개가 체인지업이었다. 상대 타자들은 손도 대지 못했다. 체인지업 스윙 유도율은 무려 77.4%에 달했다. 앞선 3경기 평균(60.2%)보다 훨씬 높았다.

세부 지표 수치도 말해준다. 리그 상위권 레벨의 투구를 펼친다. 스탯티즈 기준 고영표의 체인지업 구종 가치는 이날 기준 10.1까지 상승했다. 통산 수치인 16.9에 근접한다. 지난해 수치(7.9)를 크게 넘어섰다. 올시즌 리그 전체 체인지업 구종 가치 1위다. 체인지업 구사율도 리그 최고다. 타자들이 배트를 헛도는 비율을 뜻하는 전체 헛스윙률(20.1%) 역시 리그 1위다.
속구 구속이 예전만 못해도 살아남는 이유다. 고영표의 속구 평균 구속은 2023년 시속 139㎞였지만, 올시즌엔 시속 133㎞로 떨어졌다. 제구와 변화구 위주 투구로 상대를 압도했다. 평균자책점 2.28(8위), 승리기여도(WAR) 1.24(6위)로 리그 상위권에 속한다.

고영표는 시즌 초반 체인지업이 말을 듣지 않아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 제대로 채지 못했다. 금방 수정했고, 빠르게 제 구위를 되찾았다. 그는 “시즌 초반에 흔들렸다. 스트라이크존 코너 위주로 공을 던지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체인지업이 내 핵심 구종이다. 여기에 속구와 커브를 어떻게 조합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체인지업으로 이닝을 빨리 끝내는 것이 투구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올시즌 고영표는 아직 1승에 그치고 있다. 투구 내용은 분명히 달라졌다. 체인지업의 구위 하나로 그는 다시 마운드의 지배자가 되고 있다. 에이스가 돌아왔다. 다음 등판이 기다려진다. duswns06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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