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고영표가 1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5 KBO리그 KIA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 | KT 위즈

[스포츠서울 | 광주=김동영 기자] “삼진이 많더라.”

KT ‘토종 에이스’ 고영표(34)가 완전 부활을 알린다. 체인지업이 제대로 미쳤다. 덩달아 삼진이 많아졌다. 이강철(59) 감독은 이게 불만(?)이다. 투구수 때문이다. 물론 농담이다. 어쩔 수 없다. 삼진과 투구수는 정비례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닝은 반비례다.

이강철 감독은 1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5 KBO리그 KIA전에 앞서 “고영표 체인지업이 종으로 잘 떨어진다. 밀리지 않고, 그대로 떨어진다. 작년에는 처음부터 빗나갔다”고 짚었다.

이어 “속구 스피드가 시속 140㎞ 넘을 때가 있었다. 지금은 그 정도 구속이 안 나온다. 그래도 체인지업이 힘을 받는다. 자기가 살아가는 방법을 정확히 찾아낸 거다. 확실한 무기를, 더 안전하게 던진다. 좋은 패턴이다”고 강조했다.

KT 고영표가 1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5 KBO리그 KIA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 | KT 위즈

고영표는 전날 KIA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안타 2볼넷 11삼진 무실점 호투를 선보였다. 투구수는 99개다. 그전 등판인 8일 수원 NC전에서도 7이닝 3안타 무사사구 10삼진 1실점으로 날았다.

두 경기 연속 10삼진 이상 잡았다. 2024시즌은 두 자릿수 삼진을 잡은 경기가 없다. 2023년도 마찬가지다. 마지막이 2022는 4월6일 SSG전 10삼진이다. 올시즌 얼마나 좋은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속구 스피드는 시속 133㎞ 수준이다. 느리다. 이 공으로 삼진을 많이 잡는다. 핵심은 체인지업이다. 속구처럼 날아가다 쏙쏙 잘 떨어진다. 타자가 배트를 낼 수 없는 공이다.

KT 이강철 감독이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두산과 경기에서 승리한 후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그런데 이 감독은 다른 아쉬움을 말했다. “삼진을 많이 잡으니 투구수가 많아졌더라. 맞춰 잡아야 하는데…”라며 웃었다.

삼진이 많으면, 자연히 투구수도 많다. 최소 3개는 던져야 스트라이크 아웃이다. 맞춰 잡으면 공 1개로도 가능하다. 길게 던지려면 적게 던져야 한다. 삼진이 많으면 이게 안 된다.

늘 그런 것은 또 아니다. 고영표는 8일 NC전에서 99개로 7이닝 먹었다. 삼진 10개 잡아내며 만든 결과다. 전날은 99개로 6이닝. 삼진은 11개다. KIA 제임스 네일과 미친 투수전이 펼쳐졌다. 네일도 6이닝이다.

KT 고영표가 1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5 KBO리그 KIA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 | KT 위즈

경기는 0-1 패배다. 7회말 두 번째 투수로 올라온 원상현이 최원준에게 솔로포를 맞았다. 고영표가 투구수를 아껴 7회까지 막았다면 결과가 달랐을 수도 있다. 패하고 나니 감독 눈에 다른 면이 보인 셈이다.

진심으로 한 말은 아니다. 고영표 칭찬에 칭찬을 거듭했다. 잘하고 보니 아쉬운 구석이 눈에 보였을 뿐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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