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오원석이 1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5 KBO리그 KIA전 승리를 따낸 후 인터뷰에 응했다. 광주 | 김동영 기자 raining99@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광주=김동영 기자] ‘포스트 김광현’이라 했다. 정작 길이 엇갈렸다. 김광현(37)은 그대로다. 후계자는 KT 유니폼을 입고 있다. 친정 SSG를 만난다. 꼭 이기고 싶다. KT 오원석(24)이 칼을 제대로 갈고 있다.

오원석은 16일 광주 KIA전에서 환상투를 뽐내며 승리투수가 됐다. 두 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QS) 호투다. 같은 날 문학에서는 김광현이 등판했다. 5이닝 5실점으로 주춤했다.

동시에 등판했으니 순번 변동만 없다면 다음 등판 일자도 같다. 오는 22일이다. 장소는 수원. 그리고 SSG-KT전이다. 운명의 만남이다.

SSG 김광현이 1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한화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문학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기본적으로 ‘트레이드 매치’다. 지난해 10월31일 SSG와 KT가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불펜이 필요한 SSG가 김민을 데려왔고, KT는 선발 오원석을 품었다. 서로 정든 팀을 떠나야 했다. 오는 22일 나란히 등판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다른 ‘인연’도 있다. 이쪽에 더 눈길이 간다. 김광현과 오원석이다. 김광현은 SSG ‘역사’를 논하는 투수다. 구단 역대 최고 왼손 에이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원석은 ‘포스트 김광현’ 선두주자라 했다. 구단에서도 애지중지 키웠다. 2022~2023년 2년 연속 규정이닝을 채우는 등 계속 성장했다. 대신 조금은 알을 깨지 못한 모양새다. SSG도 한계가 있다고 봤기에 트레이드 카드로 썼다.

KT 오원석이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두산과 경기에 선발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그렇게 김광현과 오원석이 엇갈렸다. SSG 시절 김광현이 오원석을 알뜰하게 챙겼다. 수시로 밥을 샀고, 경기 관련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제 적으로 만난다.

오원석은 “다음 주에 SSG와 경기가 있다. 경기가 밀리지만 않으면 할 것이다. 빨리 하고 싶다. 지기 싫을 것 같다. 트레이드 대상자인 (김)민이 형 신경 쓰면 흔들릴 수 있다. 내가 할 것만 하면 된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SSG 선후배님들과 맞대결 얘기를 하지는 않는다. 다음 등판이니까 똑같이 준비하겠다. 좋은 것을 유지하려 한다. 그러면 좋은 결과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KT 오원석이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두산과 경기에 선발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김광현과 격돌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연락은 자주 한다. 지난 번 문학 갔을 때도 (김)광현 선배님이랑 밥 먹었다”고 운을 뗐다.

친분은 친분, 승부는 승부다. “선배님이 오늘(16일) 등판하셨다. 다음 등판에서 붙는다. 우상이다. 한 팀에 있을 때는 맞대결 기회가 없지 않나. 이런 상황이 왔다. 이길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꼭 이기고 싶은 마음이 보인다.

이적 후 빼어난 모습을 보인다. SSG 시절 깨지 못한 알을 KT에서 깨고 있다. SSG전을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보란 듯이 호투하며 자기를 증명하고 싶다. 시즌 초반 ‘빅 매치’가 보인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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