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잠실=강윤식 기자] “뉴욕 양키스도 이길 것 같습니다.”
LG 박동원(35)이 농담으로 던진 말이다. 그만큼 분위기가 좋다. 개막 이후부터 ‘고공행진’이다. 베테랑들의 역할이 크다고 한다. 선배로서 경기장 내·외부 분위기를 주도한다. 경기력도 훌륭하다.
2025시즌 LG는 말 그대로 ‘파죽지세’다. 무섭게 승리를 쌓고 있다. 연승이 끊기더라도 그게 전부다. 연패까지 이어지지 않는다. 한국시리즈 정상에 섰던 2023년 기운이 느껴질 정도다.

선수단 분위기 역시 최상이다. 베테랑들이 나서서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선배들이 앞장서고 후배들이 따라간다. 그러면서 훈련과 경기는 즐겁게 한다. 성적이 좋을 수밖에 없다.
2023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플레이오프에서 멈췄다. 결과도 결과지만, 시즌 내내 선수들이 힘들어했다고 한다. 시즌 종료 후 마무리캠프부터 선배들이 나섰다.
박동원은 “지난해 선수들이 많이 힘들어했다. 똑같은 실수를 안 하려고 준비를 많이 했다. 후배들을 최대한 잘 이끌려고 했다. 후배들이 착하다. 그래서 잘 따라왔다. 좋은 팀워크 비결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염경엽 감독 역시 “선배들이 중심을 잘 잡고 있다. 팀 분위기도 잘 이끈다. 경기 전에 선배들이 솔선수범한다. 선수들끼리 똘똘 뭉친다. ‘또 해내자’는 분위기를 만든다. 그게 결과로 나온다.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만족했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 11일 잠실 두산전에서 잘 드러났다. 1-2로 뒤진 5회말 염경엽 감독이 심판에 항의하다가 퇴장당했다. 5회말 종료 후 ‘캡틴’ 박해민이 선수단을 불러 모았다. 사령탑이 없는 상황에서 의지를 다졌다.

결과는 LG의 역전승이다. 당시 염 감독은 구내식당에서 TV로 해당 ‘미팅’을 지켜봤다. 염 감독은 “미팅하는 걸 보고 ‘이건 됐다’고 생각했다”며 미소 지었다.
말만 하는 게 아니다. 경기력도 좋다. 박해민 김현수 박동원 오지환 등 베테랑 모두 경기장에서 ‘야구’로 증명 중이다. 후배들이 따르지 않을 수 없는 셈이다.

박해민은 몸을 날리는 호수비로 팀을 여러 차례 구했다. 박동원은 홈런과 타점 부문에서 팀 최상위권이다. 개막 직후 고생하던 김현수도 ‘타격 기계’로 돌아왔다. 외야에 박해민이 있다면, 내야에는 오지환이 있다. 좋은 수비를 보인다.
“양키스도 이길 것 같다”는 농담까지 나온다. 박동원은 “우리가 그만큼 단단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친다. 좋은 팀 분위기에 더해 독주 중이다. 좋은 데 더 좋아질 수 있는 상황. 2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 얘기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skywalk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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