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내가 우리 팀 평균 구속을 낮추고 있다.”
강속구의 시대에 제구와 경험을 무기로 살아남는 베테랑이다. 한화 류현진(38)은 ‘다른 방식’으로 팀을 웃게 했다.
류현진은 1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KBO리그 SSG전 선발 등판했다. 5.1이닝 6안타 2실점으로 시즌 2승을 챙겼다. 1회 2실점을 내줬지만, 이후 6회 1사까지 추가 실점 없이 안정된 투구를 이어갔다.

경기 후 만난 류현진은 “실점하면 항상 아쉽다. 초반에 실수가 있었는데 그 뒤로는 잘 조절된 것 같다”며 “변화구로 타자를 맞춰 잡자는 전략이 잘 통했다”고 돌아봤다.
한화는 SSG에 4-2로 이겼다. 시즌 첫 스윕을 완성했다. 4연승을 내달린다. 시즌 전적 11승11패, 정확히 승률 5할을 맞췄다. 류현진은 “내가 던지는 날 이겨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승리하지 못하더라도 팀이 이기면 만족하는데, 두 가지를 다 해서 더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한화 마운드엔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즐비하다. 선발진에서 코디 폰세와 문동주, 불펜에선 정우주와 김서현이 시속 150㎞ 이상의 공을 구사한다. 류현진은 “내가 팀 평균 구속을 낮추고 있다”고 웃으며 “그 친구들은 힘과 강한 공을 던진다. 나는 제구로 승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들 정말 잘해주고 있다”고 흐뭇해했다.

시즌 전부터 류현진은 ‘힘’보다는 ‘노련함’으로 던지겠다고 선언했다. 그 다짐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올시즌 5경기 중 3경기에서 6이닝을 소화했다. 이닝 운영과 위기관리, 밸런스 모두 제 몫을 해내고 있다. 그는 “평균자책이나 이닝 소화 면에서 생각한 만큼 가고 있어서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이날 특별한 만남도 있었다. SSG 선발로 나선 미치 화이트는 KBO 데뷔전을 치렀다. 두 선수는 2022~2023년 같은 토론토 소속이었지만, 함께 뛰진 못했다. 류현진은 팔꿈치 수술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고, 화이트는 다저스에서 트레이드돼 토론토로 이적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KBO 무대에서 ‘맞대결’로 만나게 됐다.
류현진은 “잘못된 만남이다”라고 웃으면서도 “첫 등판인데도 던지는 걸 보니 준비를 잘한 것 같다. 삼진도 많이 잡고, 속구 구속도 좋더라. 충분히 리그에서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다”고 평했다. duswns06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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