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인고의 시간이었다. 마침내 커리어 첫 유럽 무대에서 공식전을 치렀다.
지난 겨울 만 32세 나이에 잉글랜드 3부 리그인 리그1 버밍엄시티 유니폼을 입은 이명재가 두 달 만에 데뷔전을 치렀다.
이명재는 19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에 있는 세인트 앤드류스 나이트헤드 파크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정규리그 43라운드 크롤리 타운과 홈경기에서 후반 25분 알렉산더 코크런 대신 교체 투입돼 20분을 소화했다.
지난해까지 K리그1 울산HD의 붙박이 풀백으로 3연패 주역 구실을 한 그는 겨울 이적시장 기간에 새 둥지를 모색했다. 애초 중동, 중국, 일본 주요 팀과 연결됐는데 협상이 진전되지 않았다. K리그1에서는 대전하나시티즌 이적설이 나돌았다. 그러나 뜻밖에 백승호가 뛰는 버밍엄과 전격적으로 계약했다. 그것도 6개월 단기 계약.
어느덧 전성기 나이 끝자락에 놓인 이명재는 단기 계약이지만 2부 승격이 유력하고 예산 규모가 적지 않은 버밍엄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더 늦기 전에 유럽 무대를 경험하고픈 마음도 포함됐다.

하지만 크리스 데이비스 감독은 이명재를 전력 외로 분류했다. 겨울 이적시장에 품은 자원을 쓰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이명재는 실전 감각이 떨어졌고 최근 국가대표팀에서도 멀어졌다. ‘최악의 이적’이라는 비아냥이 쏟아졌다.
그러다가 버밍엄이 최근 차기 시즌 2부 승격, 리그 우승을 연달아 조기에 확정한 뒤 이명재에게 기회가 왔다. 승패에 의미가 없는 크롤리전에서 교체 명단에 포함된 것이다. 그리고 20분을 뛰었다.
이날 패스 성공률 92%(13회 시도 12회 성공)를 기록했다. 두 차례 크로스는 모두 실패했다. 그는 21일 버턴 알비언과 44라운드 원정 출격을 기다린다. 자칫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시즌을 마칠 뻔한 그로서는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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