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문학=김동영 기자] “정확한 매뉴얼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LG 염경엽(57) 감독이 우천 관련 룰을 명확히 하자는 제언을 남겼다. 전날 SSG와 경기에서 두 차례에 걸쳐 무려 155분이나 중단됐다. 구단과 심판, 팬을 위해 명확한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염경엽 감독은 20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KBO리그 SSG전에 앞서 “승패가 중요한 게 아니다. 경기를 하고 싶다, 아니다 또한 중요하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매뉴얼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KBO가 잘못했다는 말을 하는 게 아니”라며 “비 예보가 있는 상태에서 경기에 돌입했다. 이는 ‘5회까지 할 수 있다’는 전제가 깔린 것 아니겠나. 그러면 얼마나 기다리든 해야 한다고 본다. 그 부분을 명확하게 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심판도 편하지 않겠나. 팬도 혼란을 겪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LG와 SSG는 전날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2025 KBO리그 정규시즌 경기를 치렀다. LG가 11-4로 승리했다. 2연승이다. 위닝시리즈도 달성했다.
문제는 경기 도중 발생했다. 비가 오는 날씨. 오후 2시, 악조건에서 경기가 시작됐다. 2분 만에 중단됐다. 2시2분부터 18분까지 중단. 16분이다.
이후 LG가 2-1로 앞선 4회초 다시 빗줄기가 굵어졌다. 오후 3시21분 다시 중단. 비가 잠잠해지면서 정비에 들어갔다. 그리고 다시 비가 왔고, 또 기다렸다. 재개 시간이 오후 5시40분이다. 무려 139분이나 대기했다. 이례적인 일이다.

뒤지고 있는 SSG는 당연히 취소됐으면 할 수밖에 없다. 이기고 있는 LG는 또 반대다. 물론 취소 결정이 날 경우 20일 더블헤더다. 이쪽은 또 피하고 싶다. 대체선발을 써야 하기에 더 부담이다.
이를 고려해도 2시간 넘게 기다린 것은 분명 의외다. ‘중단할 수 없었다’고 보는 쪽이 타당해 보인다. 삼판도 부담일 수밖에 없다.
염 감독은 “시작했으면 5회까지 하는 것으로 해야 한다. 취소할 상황이라면 ‘어떤 경우에 취소할 것인지’ 룰을 정하면 된다. 그게 없으니까 우왕좌왕하는 것 아닐까”고 짚었다.
이어 “예를 들어 4회에 비가 왔다고 했을 때, 뒤에 비구름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할 수 있지 않나. 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몇 시간을 기다려도 한다고 정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런 디테일한 규정을 잡아놔야 팬들도 혼란을 피할 수 있다. ‘기다리더라도 보겠다’는 팬은 야구장에 올 것이고, 아니라면 출발을 안 한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염 감독은 “룰을 정하면 된다. 그게 안 되니까 방황하는 것 아닌가. 현장에서 의미 없는 소모가 발생하지 않게 해줬으면 좋겠다. 모두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는 것 아닐까”고 강조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