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의 시대, 사회통합을 위한 공영미디어 역할: 콘텐츠를 중심으로’ 세미나 현장 사진. 발제 중인 홍원식 교수. 사진 | EBS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다양성과 공익성을 갖춘 공영방송 EBS 프로그램이 분열된 한국 사회 통합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방송학회(회장 최용준)는 지난 18일 전북대학교에서 ‘분열의 시대, 사회통합을 위한 공영미디어 역할: 콘텐츠를 중심으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교육공영방송 콘텐츠의 방향을 진단하고, 향후 사회 통합에 있어 EBS 콘텐츠 역할에 대한 발표 및 미디어 연구자들 간 토론이 이어졌다.

‘혼돈 속의 희망: EBS가 이끄는 사회 통합’이란 주제로 발제를 맡은 홍원식 동덕여대 교수는 “이념, 세대, 젠더 등 우리 사회 갈등은 이미 최고조를 찍은 지 오래되었다”며 한국 사회 갈등의 현주소를 진단했다. 홍 교수는 “획일적인 동화(同化)가 아닌, 민주적 기본 질서를 바로 세우는 합의의 장(場)을 만드는 ’사회 통합‘의 측면에 있어서, EBS 콘텐츠는 매우 큰 역할을 해왔다”고 밝혔다.

그 예로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 ‘지식채널e’와 같은 프로그램은 세상을 보는 다양한 관점을 제시했고, ‘다문화 고부열전’ ‘왔다! 내 손주’와 같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다문화 사회에 대한 이해를, 젠더 및 세대 간 이해에 있어서는 ‘다큐프라임 - 여성백년사’ ‘다큐멘터리 K - 인구대기획 초저출생’과 같은 프로그램들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 홍 교수의 분석이다.

홍 교수는 “’교육‘은 BBC를 포함한 모든 공영방송이 기본적으로 수행해 온 공영방송의 핵심적 가치”라고 설명하며, “EBS는 과거 공교육 보완에 집중했던 ’교육‘방송에서 더 나아가 2000년 공사화 이후 ’공영방송‘의 정체성을 강화하며 사회 통합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작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공영방송은 단순히 다양한 의견을 모으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민주적 기본 질서를 바로 세우는 데 있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시민에게 교육서비스를 제공해 온 EBS의 정체성은 매우 중요한 자원이고 이러한 측면에서 다른 방송과 비교했을 때 EBS가 사회 통합에 가장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이를 위해서는 ▲TV수신료를 중심으로 한 EBS 재원 구조 개편과 ▲EBS의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는 거버넌스 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홍경수 아주대 교수는 EBS 콘텐츠가 사회 통합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성을 네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 제안했다. 홍 교수는 ▲지식을 통해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지혜’ ▲공감의 감성 영역 ▲사회적 약자 포용 ▲민주적 원칙에 대한 공동체 합의, 이 네 가지 방향으로 EBS 콘텐츠가 사회 통합에 큰 역할을 해나갈 것을 제안했다.

특히 최근 제37회 한국PD대상 실험정신상을 수상한 ‘딩동댕 유치원’에 국내 유아 어린이 프로그램 최초로 발달장애 아동 캐릭터인 ‘별이’가 등장한 사례를 예로 들며, “장애 아동, 다문화, 조손 가정 어린이 등을 우리 사회 중요한 구성원으로 다룬 ‘딩동댕 유치원’은 사회적 약자를 주목하고 포용해 사회통합을 이끈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이종임 경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 객원교수 역시 토론에서 “최근 많은 예능 프로그램이 갈등이나 분열을 조장하는 등 사회 통합을 저해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데, EBS는 이처럼 많은 콘텐츠가 놓치고 있는 사회적 공감과 소통을 위한 기획을 해줬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성동 인하대 초빙교수는 EBS가 공영방송으로서 사회 통합에 기여하는 데 있어, 거버넌스와 재원의 불안정성이 그간 큰 걸림돌이 되어왔다는 의견을 밝혔다. 조 교수는 “(EBS가) 전체 TV수신료 중 배분받는 비율이 매우 적은데(전체 수신료 중 약 3%) EBS가 사회 통합에 기여할 수 있도록 거버넌스 및 재원 구조 개선을 통한 사회적인 지지가 매우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사회는 심미선 순천향대 교수가, 발제는 홍원식 동덕여대 교수, 토론에는 이제영 가톨릭관동대 교수, 이종임 경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 객원교수, 조성동 인하대 초빙교수, 홍경수 아주대 교수, EBS 신삼수 박사가 참여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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