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한화가 좋아 보인다.”
시즌 전 현장 사령탑들이 남긴 말이다. 올해는 가을야구에 갈 것이라는 전문가 평가도 많이 나왔다. 초반은 꼴찌까지 처졌다. 어느새 2위다. 무섭다. 그 바탕에 ‘선발진’이 있다. 한화가 날고 있다.
지난 9일까지 10위에 자리했다. 부푼 꿈을 안고 출발했는데, 초반 크게 삐끗한 모양새. 10여일 지난 현재 순위는 2위다. 10일부터 20일까지 10경기 치러 9승1패다. 2연승 후 1패, 그리고 7연승. 무시무시한 상승세다.

바탕에 선발이 있다. 10경기 선발 평균자책점은 2.33으로 2위다. ‘이긴 9경기’로 한정하면 평균자책점은 2.05가 된다. 마무리 김서현을 필두로 불펜도 단단했다. 그러나 눈길은 아무래도 선발 쪽으로 향한다.
최근 7연승이 전부 선발승이다. 2001년 이후 24년 만이다. 2001년 4월7일 대전 SK전부터 4월14일 청주 해태전까지 선발 7연승을 만든 바 있다. 당시 조규수-한용덕-이상목-조규수-송진우-한용덕-박정진이 선발로 나서 모두 이겼다.

이번에는 13일 문동주를 시작으로 코디 폰세-라이언 와이스-류현진-엄상백-문동주-폰세 순으로 승리를 거뒀다. 압도적 호투를 선보인 경기도 있고, 점수를 줬으나 타선이 터지면서 이긴 경기도 있다. 어쨌든 ‘7연승’이라는 결과가 중요하다.
어느 팀이나 선발은 기본이다. 시즌 전 전망에서 한화가 높은 점수를 받은 이유이기도 하다. KIA 이범호 감독은 “한화가 선발이 좋아서 올라올 것 같다”고 했다.

시즌에 돌입하니 진짜 좋다. 폰세는 ‘역대’를 논하는 수준의 퍼포먼스가 나온다. 4승, 평균자책점 2.31이다. 39이닝 소화했는데 삼진이 56개다. 9이닝당 삼진이 12.9개에 달한다.
지난해 좋은 모습을 보인 와이스도 꾸준하다. 류현진은 의심의 여지가 없고, 문동주 또한 페이스를 찾은 모습. 엄상백이 초반 흔들렸으나 첫 승을 따내며 분위기를 바꿨다.

시즌 초반 타선이 지독하게 안 터졌다. 베테랑 김경문 감독조차 “감독 20년 하는데 이렇게 안 맞는 경우는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래도 선발은 계속 자기 몫을 했다. 그사이 방망이가 살았다. 투수가 잘 막고, 타자가 잘 치면 승리 확률은 당연히 높아진다.
현재 리그 1위는 LG다. ‘독주’하고 있다. 투타 모두 강하지만, 선발진은 리그 최고를 말한다. 한화와 2위 싸움을 하는 KT 또한 선발 5명이 탄탄하게 돌아간다. 그리고 이런 LG와 KT 사령탑조차 한화 선발진을 두고 “좋다”고 엄지를 든다.

한화에게 2025시즌은 중요하다. 결과를 내놔야 한다. ‘꼴찌’ 이미지를 단숨에 벗고자 한다. 새구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도 문을 열었다. 프리에이전트(FA)도 꾸준히 투자했다. 비시즌 엄상백-심우준에게 128억원을 쐈다. 김경문 감독도 “야구만 잘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마침내 때가 왔다. 타선은 사이클이 있다. 안 좋다가 올라왔으나 다시 떨어질 수 있다. 마운드는 결이 살짝 다르다. 특히 선발은 언제나 잘 던지기를 바란다. 이쪽이 되니 치고 올라올 수 있었다. 더 나아가야 한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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