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인의 위대한 영적 지도자로 영원히 남으며,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을...”

“교황님의 말씀과 행보는 앞으로도 인류의 양심 속에 오래도록 이어질 것”

천주교 군종교구장 서상범 티토 주교가 로마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알현하고 있다. 사진 | 군종 교구청

[스포츠서울 | 이상배 전문기자] 필자가 생각하는 ‘한반도 평화의 상징’ 중의 하나가 2027년에 천주교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 WYD)가 열리면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건강하신 모습으로 한국을 방문, WYD 주관과 함께 판문점을 넘어 북한을 방문하시는 역사적 모습이었지만, 갑작스런 교황님의 선종으로 너무도 슬프고 아쉽다.

2014년 한국방문 당시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게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왔다”라고 한 후, 여러차례 북한을 방문할 의사를 밝혔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셨기에 더욱 간절했다.

지난 2023년 7월 27일 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에서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낭독한 교황님 메시지에서 “공동체들 안에서 그리고 민족들 사이에서 정의와 우호적인 협력을 수호하고 증진하려면 끊임없는 경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수많은 전쟁과 무력 충돌은 비극적으로 상기시켜 준다”라며, “평화의 예언자가 되도록 모든 한국인을 격려하고자 한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북한의 공식 초청으로 교황께서 북한 지역을 방문하게 될 날을 희망한다. 나 또한 평화의 사도로서 기꺼이 교황의 북한 방문을 준비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 북한에 파견되어 우리 민족의 안녕과 평화가 이뤄지기를 간절히 희망한다”라고 교황님의 방북이 성사되길 기원했다.

한반도 평화를 간절히 바라셨던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전 세계인의 위대한 영적 지도자로 영원히 남으며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길 기원드린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2013년 3월 13일,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되신 이후, 신앙과 사랑의 길을 몸소 실천하며 우리 모두에게 깊은 영적 가르침을 주셨음은 물론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하는 삶을 몸소 실천하셨던 분이셨다.

교황님께서는 2014년 ‘124위 시복식과 아시아 청년대회’에 참석차 우리나라를 방문하며 선조들이 직접 하느님 말씀을 만나 뿌리내리게 된 한국 천주교회의 특별한 전통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셨다.

또한 “그 전통을 바탕으로 하여 한국 천주교회가 남과 북으로 분단된 한반도와 전 세계에 희망과 평화 지킴이로서 수행할 책무가 있음을 강조하며, 무엇보다 먼저 가난한 이들을 비롯한 소외된 이들에게 우선적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는 당부도 하셨다.

지난 2018년 10월 교황청을 방문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요청 의사를 전하자 “북한으로부터 공식 방북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라며, 방북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2025년 1월 20일 취임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축하 메시지에서 “증오와 차별, 배제가 없는 더 정의로운 사회를 이끌어달라. 우리 인류가 전쟁의 재앙을 비롯해 수많은 도전에 직면한 가운데 평화와 화해를 증진하기 위한 당신의 노력이 하느님께 인도받길 기원한다”라는 당부도 했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셨고, 생태 환경의 보존과 종교 간의 대화, 화해에도 큰 발자취를 남기셨던 교황님의 말씀과 행보는 앞으로도 인류의 양심 속에 오래도록 이어질 것이다.

정의와 평화, 가난한 이웃에 대한 사랑을 온몸으로 실천하신 위대한 영적 지도자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밝고 선하게 웃음 짓는 모습이 눈가에 아른거리는 선종일 깊은 밤이다.

“프란치스코 교황님!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영원한 안식을 기도드립니다”

지난 2022년 11월 한국을 방문한 로마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을 필자가 영접하고 있다. 사진 | 이상배 전문기자

sangbae030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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