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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롯데 심수창(34)이 오버핸드와 쓰리쿼터, 두 가지 투구폼을 장착했다. 심수창은 19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시범경기 2회말에 등판해 3.2이닝 동안 46개의 공을 던져 안타 4개, 삼진 3개 무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특이한 점은 정통파 투수처럼 오버핸드로 공을 던지다가 사이드암에 가까운 쓰리쿼터 형으로도 공을 뿌렸다는 점이다. 극명하게 다른 두 가지 폼으로 한화 타선을 요리해 이목을 끌었다.
심수창은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두 가지 투구폼 병행을 시도했다. 2군에서 재활을 하는 동안 이용훈 코치의 조언을 들은 뒤 도전에 나선 것이다. 그는 지난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두 가지 투구폼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게 준비과정을 소화했고 지난 11일 LG와의 시범경기에서 실전 테스트를 했다.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다. 2이닝 동안 안타 3개, 2실점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19일 한화전에서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기교파 투수처럼 날카로운 제구력을 뽐내며 한화 타선을 침묵시켰다. 2회 선두타자 최진행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송광민을 병살타로 막았고 김회성도 3루 땅볼로 잡았다. 3회와 4회에도 안타 1개씩 허용했지만 위기 상황마다 맞혀잡기에 성공하며 실점을 하지 않았다. 특히 우타자 몸 쪽으로 살짝 휘어들어가는 슬라이더가 일품이었다. 그는 쓰리쿼터 투구폼으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를 구사하는데 슬라이더와 커브는 공의 궤적이 비슷하지만 각도 차이가 극심해 타자들이 공략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5회 김회성을 상대로는 연속으로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를 잡으며 삼진 처리했다. 오버핸드로 던지는 구질도 다양했다. 그는 오버핸드 투구폼으로 주로 직구와 포크볼을 구사했는데, 한화 타자들은 포크볼에 헛스윙을 남발했다.
문제는 투구폼의 차이가 워낙 극명하다 보니, 상대 타자들이 쉽게 노려칠 수 있다는 점이다. 상대팀 전력분석팀의 해부 작업이 이뤄질 경우 노려치기에 능한 타자들에게 쉽게 공략될 가능성도 있다. 롯데 이종운 감독은 일단 심수창을 불펜으로 기용할 예정이다. 롱릴리프 역할을 병행해 심수창의 ‘이중 투구폼’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심수창은 경기 후 “오늘 경기에서 쓰리쿼터로 던지는 비율을 조금 높였는데 잘 통한 것 같다. 오버핸드 투구와 쓰리쿼터 투구를 섞어 던지면 밸런스 잡는데 힘든 부분이 있는데, 연습을 통해 적응하겠다. 아직까지 100% 만족하진 못한다. 1군에 계속 살아남겠다”고 말했다.
대전 | 김경윤기자 bicycl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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