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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즈엉(베트남)=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한국대학선발이 15일 베트남 빈 즈엉에서 열린 BTV컵 국제축구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뒤 시상식에 참가하고 있다. silva@sportsseoul.com

[빈 즈엉(베트남)=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값진 준우승이었다.

유상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학선발이 2015 베트남 BTV 국제축구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프로 경력이 없는 대학 선수들이 소중한 경험과 함께 좋은 결실을 맺었다. 한국대학선발은 15일(한국시간) 베트남 빈 즈엉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결승전에서 방구 아틀레티쿠(브라질)와 연장 접전 끝에 2-3으로 패했다. 방구 아틀레티쿠는 1904년 창단, 111년 역사를 갖춘 팀이다.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주 1부리그에서 속해 있으며 유소년 키우기로 브라질 내에서 유명하다. 브라질에서 크로아티아로 귀화, 아스널 주전 공격수로도 뛰었던 에두아르두 다 실바(샤흐타르 도네츠크)가 유·청소년 시절을 방구에서 보내며 대성의 꿈을 키웠다.

내년 수원 삼성에 입단하는 공격수 김건희(고려대)를 앞에 세운 유 감독은 문준호(용인대)와 위현욱(성균관대), 정원진(영남대), 이지훈(울산대)을 2선에 포진시켰다. 이상민(고려대)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세웠으며 국태정(단국대)과 고명석(홍익대), 심민섭(상지대), 고승환(동국대)이 포백을 섰다. 골키퍼는 윤보상(울산대)이 맡았다.

한국대학선발은 전반 6분 만에 선제골을 내줬다. 왼쪽 측면 크로스 때 높이 솟아오른 상대 스트라이커 가브리엘을 막지 못해 헤딩골을 내준 것이다. 그러나 7분 뒤 그림 같은 세트피스로 동점포를 따냈다. 페널티지역 왼쪽 외곽에서 정원진이 시도한 오른발 프리킥이 크로스와 상대 골키퍼를 맞은 뒤 페널티지역에 떨어졌고, 이를 공격 가담한 심민섭이 골로 연결했다. 한국대학선발은 전반 29분 가브리엘에 또 한 골을 내줘 1-2로 리드당했으나 기본기와 경기 운영이 탄탄한 방구를 상대로 끊임없이 뛰어다니며 재동점에 도전했다. 정준규(성균관대)와 안수민(동국대), 장철용(남부대)을 차례대로 교체투입하며 사력을 다한 ‘유상철호’는 결국 후반 40분 뜻을 이뤘다. 세찬 공격 속에 상대 페널티지역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이다. 간판 공격수 김건희가 침착하게 오른발로 차 넣어 2-2 동점을 만들었다. 김건희는 이번 대회에서 4골 4도움을 기록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렸다.

이후 두 팀은 연장전에 접어들었고, 한 명씩 퇴장당하는 혈전을 펼쳤다. 마지막 순간 방구가 웃었다. 연장 후반 12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볼을 잡은 이베스 안테로가 주춤하며 뒤로 물러서는 한국 수비진 사이를 헤집고 벼락 같은 오른발 중거리포를 날렸다. 120분 내내 선방 행진을 펼치던 윤보상이 팔을 쭉 뻗었으나 볼은 골망을 출렁였다.

졌지만 잘 싸웠다. 상대 감독도 “한국 대학생들 굿”이라며 칭찬할 정도였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대학선발은 매 경기 2~3골씩 뽑아내며 화끈한 공격 축구를 베트남 축구팬들에게 선물했다. 프로나 올림픽대표에 도전할 만한 자원들도 많이 나타났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선 지난 4월 전북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조별리그에서 1-1로 비겼던 2015년 베트남 챔피언 빈 즈엉을 상대로 몰아붙이며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준결승에선 일본대학선발을 3-0으로 완파하며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유 감독은 짧은 소집 기간에도 불구하고 패스 위주의 아기자기한 축구를 만들어 한국대학축구의 수준을 높였다. 그는 “우승을 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선수들이 더운 날씨에도 열심히 싸워 고맙다”고 밝혔다. 변석화 한국대학축구연맹 회장은 “대학 선수들이 이렇게 많은 관중 속에서, 또 브라질 클럽 혹은 ACL 본선에 나가는 구단과 싸우기 쉽지 않은데 잘 싸웠다. 좋은 경험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ilva@sportsseoul.com

◇한국대학선발 2015 BTV컵 성적

11월6일 BVN(베트남) 2-2 무

11월8일 야다나본(미얀마) 3-0 승

11월10일 빈 즈엉(베트남) 2-2 무

11월13일 일본대학선발(일본) 3-0 승

11월15일 방구 아틀레티쿠(브라질) 2-3 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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