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그로저
삼성화재 그로저가 18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NH농협 V리그 OK저축은행과 경기에서 강한 서브를 하고 있다. 2015. 11. 18. 대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대전=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 삼성화재 그로저가 V리그 역사에 남을 새로운 기록을 달성했다. 한 경기 서브에이스 9점. 그로저의 가공할 서브가 터질때마다 대전 충무체육관은 귀가 먹먹해질 정도의 함성으로 가득찼다.

그로저는 1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시즌 NH농협 V리그 OK저축은행과 경기에서 총 9개의 서브를 코트에 꽂아넣으며 48점을 쓸어담았다. 한 경기 최다 서브에이스 종전 기록은 2005~2006 시즌 숀 루니(현대캐피탈), 2009~2010시즌 정평호(KEPCO·현 한국전력)의 8개였다. 그로저는 프로배구 V리그가 시작된지 11시즌만에 처음으로 9개를 달성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삼성화재는 그로저의 활약에 힘입어 3-1(25-21 23-25 25-22 35-33)로 승리, 4연승을 질주했다.

신기록을 달성한 그로저는 “서브로 팀에 도움이 돼 기쁘다. 기록보다도 팀이 승리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면서 “이런 서브가 오늘 경기뿐 아니라 앞으로도 매우 중요할 것 같다. OK저축은행을 상대로 힘든 경기를 했고, V리그를 경험해보니 각 팀의 실력차가 종이 한 장 차이일 정도로 대등하다. 최선을 다해 싸워야 이길 수 있다. 강팀을 상대로는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강하게 서브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로저는 개인적인 욕심보다는 안방에서 절대 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내가 사는 아파트에 싫어하는 사람이 막 들어오면 기분 나쁘지 않은가. 그런 것처럼 홈에서는 상대가 누구든 절대 지고 싶지 않다. 경기는 일종의 전쟁”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홈 팬들의 응원분위기가 굉장히 아름다웠다. 그런 성원이 힘을 줬다”고 홈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로저는 가공할 공격력 뿐 아니라 플레이마다 나오는 감정표현으로 눈길을 끌었다. 동료의 공격이 성공하면 마치 우승이라도 한 듯이 함께 환호하고, 자신의 공격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을 때는 화난 표정으로 감정을 표출하기도 했다. 그는 “나는 매우 감성적인 사람”이라면서 “나도 보통의 사람이다보니 경기 도중 감정이 드러나기도 한다”며 웃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것이 내가 경기를 풀어가는 방식이다. 동료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짧았기 때문에 실수를 많이 저지르는 것을 알고 있다. 이겨서 기쁘면서도 내가 저지른 범실에 화가 나기도 한다.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팀 동료 이선규는 “OK저축은행에 오랜만에 이겼다. 동료들의 마음을 알았는지 그로저가 더 열심히 해줬다”고 말했다. 그로저는 경기 도중 이선규는 ‘써니’, 지태환을 ‘화니’라고 불러가며 엄지를 들어주고 박수를 쳐주곤 했다. 이선규는 그로저에 대해 “짧은 시간이지만 팀의 중심을 잡아줄 정도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 팀의 에이스로서 경기를 이끌어주고 있다. 경기 때는 사나워보이지만 평소 생활할 때는 밝고 재미있는 친구”라고 동료를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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