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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프로농구 올스타전의 묘미는 국내 프로농구 최고 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여 화려한 테크닉 시범을 보인다는 것과 승패를 떠나 다양한 행사와 퍼포먼스로 팬들과 호흡한다는데 있다. 2015~2016 KCC프로농구도 그 어느 때보다도 성대하고 풍성한 행사로 팬들을 즐겁게 하며 농구 중흥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올스타전 모토 ‘팬들에게 다가가기’올스타전에 앞서 다양한 식전 행사가 열렸는데 그 중 스타플레이어들이 일일 버스 가이드를 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잠실 종합운동장 입구 셔틀버스장에서 팬들을 태운 버스에 허웅 오세근 등 선수들이 동승해 팬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다. 전날엔 공개 훈련 뒤 선수와 팬이 함께 하는 행사와 애장품 경매를 통해 모은 수익금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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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송해 ‘나도 농구선수였어’
올스타전의 대표적인 행사는 본경기 이외에 3점슛과 덩크슛 콘테스트. 하지만 이 밖에도 볼거리들은 많다. 이번 올스타전 시구는 원로 MC 송해 (88세)가 맡았다. 그는 선수경력에 대한 장내 아나운서의 질문에 작은 키(162㎝)를 이용해 선수들 밑을 헤집고 들어가 골을 넣었다고 너스레를 떤 뒤 양동근과 허웅의 점프볼로 시작된 공을 받아 골밑슛을 시도하는 퍼모먼스를 선사해 갈채를 받았다.
◇101명 합동 공연 -선수 퍼포먼스 폼나네경기 전 다양한 공연이 열렸는데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엠넷 ‘프로듀스101’의 연합공연과 각팀 신인선수들의 합동공연. 퓨로듀스101은 개별 기획사 소속 가수지망생 101명이 코트에 입장해 다양한 율동과 함께 축하곡을 선사했다. 101명이 코트에 가득 들어차 공연을 펼치니 그 규모만으로도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신인선수들의 공연도 관심을 모았다. 검은 회색 수트 정장에 검은 모자를 쓰고 춤을 췄는데 농구선수 특유의 ‘긴 기럭지’와 잘 빠진 몸매만으로도 아이돌 스타을 능가하는 비주얼을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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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진 올스타, 그래서 더 즐거운 팬들
올스타전 행사의 백미는 선수들이 ‘망가진’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내는 것. 타임아웃 콘테스트에서 주니어팀의 허웅과 시니어팀의 양동근은 서로 얼굴에 붉은 립스틱 등으로 화장을 해주고 슛 뒤로 던지기, 3점슛 등 경쟁을 벌여 팬들이 배꼽을 잡게 했다. 센터들의 3점슛 대결에서 오세근이 1골을 넣어 한 골도 못 넣은 김종규를 제압했는데 팬서비스 차원에서 3점슛 왕 조성민이 깜짝 코트에 나와 오세근과 3점슛 대결을 벌여 무승부를 기록하기도 했다.
◇팬서비스 보다 뜨거운 승부올스타전은 보통 승부보다는 팬서비스에 주력하는 경우가 많지만 의외로 주니어팀의 몇몇 선수들은 승부에 대한 투지를 불태웠고, 시니어팀 선수들도 이에 맞섰다. 주니어팀의 외국인선수 조 잭슨은 몸을 사리지 않고 공을 살리기 위해 몸을 던지는 등 마치 정규리그 실전을 방불케하는 플레이를 했는데, 이유가 있었다. 승리팀에는 3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지는데 그 돈도 탐날 뿐 아니라 MVP 상금도 은근히 욕심이 났기 때문이다. 시니어팀보다는 주니어팀 선수들이 나이가 어려 상대적으로 연봉이 적은데 승리를 통해 보상받으려는 생각이 강했다는 후문이다. 시니어팀 선수들도 후배들에 질 세라 관록과 경험을 발휘했다. 올시즌 남자프로농구는 시즌 직전 터진 불법 스포츠도박 파문으로 어둡게 시작했지만 이날과 같은 팬서비스와 선수들이 팬들에게 다가가려는 자세가 계속된다면 결코 어둡지는 않을 것 같다.
white@sportsseoul.com
선후배간의 보이지 않는 경쟁속에 그런대로 내실있는 경기를 했다는 평가를 내릴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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