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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선수들 모두가 받아야할 상을 내가 대신 받았다.”
정규리그 MVP를 수상한 문성민(현대캐피탈)은 차분한 표정으로 팀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선수들 모두 정규리그 동안 감독님이 원하는 부분을 재미있게 잘 해줬다. 선수들 모두가 받아야할 상을 제가 주장이라서 대신 받은 것 같다.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29일 서울시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5~2016 NH농협 V리그 시상식장의 주인공은 문성민이었다.
지난 2008~2009시즌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뽑혔던 그는 해외리그 생활을 거쳐 2010~2011시즌부터 V리그에서 뛰었다. 국내 프로무대에서 뛴지 6시즌만에 정규리그 MVP를 처음으로 수상했다. 지난 2011~2012시즌부터 4시즌동안 외국인 선수들이 독식했던 MVP를 국내선수의 몫으로 되찾아온 의미있는 수상이었다. 문성민은 “처음 V리그에 왔을 때는 최고가 되고 싶다는 말을 겁없이 했었는데 단체 운동이 내 생각대로만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마음을 비우고 선수들과 더 어울리면서 재미있게 배구를 하려던 것이 좋은 성과로 이어져 이렇게 시상식장에서 수상자 자리에도 앉아보고 과분한 상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올 시즌 최태웅 감독체제로 변화한 팀에서 주장을 맡으면서 해야할 일이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주장을 맡으면서 책임감이 커졌다. 작은 부분에서 선수들을 신경써야할 부분이 있었고, 스트레스도 받았다. 그러면서 한 팀의 리더라는 자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다른 팀의 주장이나 리더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주장의 책임감 탓에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준우승이 확정된 후에는 눈물도 흘렸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눈물도 안 나올줄 알았다. 그런데 동료들의 얼굴을 보니 미안한 마음이 들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는 것이 그의 말이었다.
V리그 역대 최다연승 기록인 18연승 기록을 남기며 7년만에 정규리르 우승을 차지하는 등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좋은 성과를 냈다. 화룡점정할 수 있는 챔피언결정전에서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을 뿐이다. 남겨진 아쉬움은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문성민은 “선수들이 배구할 때 외의 일상생활에서도 많이 밝아졌다. 분위기가 좋아지니까 어린 선수들과 선배들이 대화하는 횟수도 늘었다. 감독님이 코트를 놀이터로 생각하면서 놀자고 강조하면서 선수들의 마인드도 많이 바뀌었다”면서 “정말 잘 놀고 즐겼어야 할 챔프전에서는 제대로 즐기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더 즐기면서 경기할 수 있도록 다음 시즌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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