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수현기자] '무한도전'의 원년멤버, 정형돈의 하차소식이 전해졌지만 그의 화려했던 시간은 그대로 시청자들에게 감동으로 남아있다.


지난 2006년 첫 선을 보인 MBC '무한도전'은 올해로 벌써 1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그 속에서 정형돈은 그 어떤 멤버와 게스트가 와도 자연스럽게 어울어지며 매번 '새로운 케미'를 만들어냈다.


어떤 사람과 만나느냐에 따라 정형돈의 모습도 달라졌다. 강한 성격의 멤버에게는 강하게, 약한 멤버에게는 더욱 선하게 다가가는 정형돈의 매력은 '어색한 뚱보' '웃기는 것 빼고는 다 잘 하는 멤버'로 인식했던 시청자들의 편견을 깼다.


존재감이 약했던 정형돈을 끌어올린 첫 번째 '케미'는 하하와 '친해지길 바라' 특집이었다. 이때부터 '케미 요정'으로 정형돈의 활약은 시작됐다. 하하와 티격태격 '어색한 사이'로 캐릭터를 잡은 정형돈은 하하에게 낯을 가리다가도 그의 비밀을 하나 둘씩 폭로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정형돈과 궁합이 맞는 다정다감한 유재석과도 명품 호흡을 자랑했다. 지난 2013년 '무한도전-100 빡빡이의 습격'에서 처음 '정형사X유형사' 콤비를 맺은 두 사람은 '악마 투톱' 박명수와 노홍철에게 매번 뒤통수를 맞는 허당 형사 콤비로 사랑을 받았다.


'무한도전'의 맏형, 정준하와 박명수에게는 '전담 저격수'로 웃음을 자아냈다. '무한도전' 초반 항상 정준하의 옆에서 그늘에 가려져 있던 정형돈은 그 틀을 깨고 나와 "저리 좀 비켜라", "뭐라고 말 좀 해라"라며 당시만 해도 까칠했던 정준하를 어르고 달래며 '밀당'을 통해 소소한 재미를 만들어냈다. 특히 호통개그의 창시자, 박명수는 유독 정형돈의 독설에는 꼼짝 못해 의외의 즐거움을 만들어냈다. 정형돈은 가끔 터무니 없는 말을 하는 박명수에게 반박 못할 직언을 날려 시청자들에게 '사이다'를 안겼다.


게스트를 띄워주는 '스타 메이커' 역할도 톡톡히 했다. 지난 2011년 '무한도전 디너쇼'에서 정형돈은 ''유명한 뮤지션 정재형을 잘 알지 못해 "패션디자이너 아니셨어요?"라고 물어 웃음을 자아냈다. 정형돈은 한 팀이 된 정재형에게 낯을 가리고 끝날 때까지도 '우린 안 맞는다'며 새침하게 대했다. 정형돈과 호흡으로 범상치 않은 예능감을 드러낸 정재형은 '대세' 반열에 올르며 라디오, 예능 할 것 없이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고 있다.


'무한도전' 가요제 하면 정형돈과 지드래곤을 연상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형용돈죵'은 그해 MBC 연말 시상식에서 '베스트 커플상'까지 받은 인기 커플이다. 유명한 패셔니스타인 지드래곤의 패션을 거침없이 지적하며 충고하는 정형돈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안겼다. 지드래곤 역시 이전의 다가가기 힘든 이미지를 내려놓고 정형돈을 쥐락펴락하는 '밀당'을 선보이며 새로운 매력을 뽐냈다.


'무한도전'의 멤버들과도, 무한도전'을 찾은 게스트를 만나도 그들의 새로운 매력을 이끌어내는 정형돈은 '무도 공식 케미요정'으로 촬약했다. 정형돈은 '무한도전'을 떠나지만 그의 화려했던 시간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아쉽기에 더욱더 고마운 '무한도전'의 정형돈을 보내며, 시청자들은 돌아올 그의 모습을 더욱 기대하고 응원하고 있다. '무한도전'을 넘어서 타 프로그램에서도 여전히 '케미요정'으로 활약할 정형돈의 모습을 기다려본다.


뉴미디어국 jacqueline@sportsseoul.com


사진=MBC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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