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LG 선발 허프, \'반드시 이겨야 한다!\'
LG 선발투수 허프가 22일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2016 KBO리그 NC와 LG의 플레이오프2차전에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마산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2016 KBO리그 포스트시즌은 뚜렷한 투고타저로 전개되고 있다. 와일드카드결정전부터 투수들의 역투가 이어지며 야구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LG와 NC가 맞붙은 플레이오프(PO)도 1, 2차전에서 7점을 주고받는데 그쳤다. NC 외국인 투수 에릭 해커와 재크 스튜어트, LG 헨리 소사와 데이비드 허프가 빼어난 구위와 제구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했다.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은 KIA 헥터 노에시와 LG 허프가 맞대결을 펼친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부터 두드러졌다. 넥센 앤디 밴헤켄도 한껏 달아오른 LG 타선을 잠재우며 에이스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외국인 투수들의 기세가 하늘을 찌르면서 각 팀 외국인 스카우트들도 분주해졌다. 한 스카우트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외국인 투수들의 역투가 이어지면서 이들과 비슷한 선수를 영입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 때문에 몸값경쟁이 거세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SS포토]여유만만 헥터, \'공에 맞아도~\'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프로야구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3회말 김용의의 타구에 맞은 헥터가 이닝을 끝내고 들어가며 여유있는 웃음을 짓고 있다. 잠실 |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실제로 최근 KBO리그에 입단하는 투수들의 몸값은 100만 달러(약 11억 원)를 상회한다. KIA에서 15승을 거둔 헥터 노에시가 보장연봉만 170만 달러였고 지난 6월 입단해 후반기 활약만으로 에이스로 격상된 LG 허프도 공식적으로 55만 달러에 이른다. 이들은 이적료를 지불하고 데려온 현역 빅리그 투수들이라 몸값이 더 높았다. 각 팀의 눈높이가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는 투수여야 KBO리그 타자들을 이겨낼 수 있다’는 쪽으로 굳어진 상황이라 거액의 이적료를 지불하더라도 데려오려는 움직임이 많다.

삼성 류중일 기술고문은 “외국인 투수는 솔직히 로또나 다름없다. 빅리그 경험이 아무리 많아도 한국의 문화나 음식 등에 적응하지 못하면 기량을 발휘할 수 없다. 마이너리그에서 잘던졌던 투수들이라도 해외리그에 대한 적응력이 강하면 통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래도 200만 달러 이상 지불하는 투수들은 기본 이상은 하지 않겠는가. 기본적으로 키가 크고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어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산 더스틴 니퍼트나 마이클 보우덴, KIA 헥터 등은 장신에서 뿜어져나오는 각이 살아있는 빠른 공이 일품으로 평가된다.

[SS포토] 두산 니퍼트, 최종전 5-0으로 앞선 4회 등판!
두산 베어스 니퍼트가 8일 잠실 구장에서 진행된 LG 트윈스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5-0으로 앞선 4회 등판해 몸을 풀고 있다.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포스트시즌을 통해 결정구로 활용할 수 있는 변화구를 갖고 있느냐도 중요한 잣대로 떠올랐다. 허프와 밴헤켄의 체인지업계열, 소사와 해커, 스튜어트 등이 던지는 각 큰 커브를 스트라이크존 안과 밖으로 자유자재로 던질 수 있느냐도 매우 중요한 포인트다. 또 한가지는 ‘직구’가 없다는 점이다. 해커나 스튜어트, 허프 등 PO에서 짠물피칭을 한 투수들은 똑바로 오는 공이 거의 없을만큼 현란한 무브먼트를 자랑했다. 컷과 투심 패스트볼, 싱커 등 이른바 변형직구를 150㎞에 가깝게 던져대니 타자들의 배트 중심을 비껴갔다. 단순히 빠른 공을 던지는 것보다 볼끝이 지저분한 공을 던질 수 있느냐가 외국인 투수를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로 떠올랐다.

포스트시즌에 탈락한 팀들은 시즌 중에도 수시로 미국에 나가 계약할 투수들을 체크했다. 올해 삼성과 한화, kt 등이 실패한 원인으로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이 첫 손에 꼽혔던 만큼 선수들을 직접 확인해가며 리스트업을 했다. KBO리그는 일본프로야구보다 선수 처우나 야구환경이 좋기 때문에 브로커들의 몸값 부풀리기도 거세다. 다음 시즌을 겨냥한 스토브리그에서 거물급 외국인 투수 영입을 위한 각 팀의 치열한 머니게임이 점쳐지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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