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탄고 서동한
포항 | 도영인기자

[포항=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아버지와 한 팀에서 함께 하는 상상도 해봤다.”

수원 삼성 유스팀 매탄고의 미드필더 서동한(17)이 아버지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는 선수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서동한은 20일 포항에서 막을 내린 2018 K리그 유스 챔피언십 U17에서 매탄고를 우승으로 이끌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서동한은 대회 3골 2도움으로 팀 내 최다골과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서동한은 시상식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스타 출신 아버지를 둔 2세 선수로서의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아버지라는 존재가 부담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자신의 선수 생활에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서동한은 “(아버지로 인해)주목을 받고 있는데 그렇게 부담이 큰 것은 아니다”라면서 “아버지에게 좋은 피와 좋은 재능을 물려받았다. 난 오히려 열심히 해서 아버지 명성을 드높이고 싶다”고 밝혔다.

서동한은 수원 삼성의 유니폼을 입고 부자가 한 팀의 사령탑과 선수로 활동하는 꿈을 꾸기도 한다. 그는 “아버지가 아들을 (교체)카드로 쓰는 그런 상상도 해봤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서 감독은 지난해 10월 수원 구단과 옵션을 포함해 3년 계약 연장에 합의했기 때문에 서동한이 매탄고 졸업 후 곧바로 프로에 직행한다면 부자가 한솥밥을 먹는 상황이 현실이 될 수 있다.

서동한을 바라보는 스승의 마음은 애틋하다. 매탄고 주승진 감독은 서동한이 서 감독의 아들이라는 점 때문에 더욱 그를 냉철하게 평가하고 있다. 그는 “(서정원 감독의 아들이라는 점으로 인해)동한이를 육성하면서 어려움이 있었다. 객관적이 아니라 (누구의) 아들이라 생각할까봐 공정하게 지켜봤다. 동한이가 우리 코칭스태프의 생각과 다르게 행동했다면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라고 강조하면서 “우승 이후 MVP를 선정을 놓고 고민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동한이는 저학년부터 발전 속도가 좋은 편이었다. 우리팀은 선수의 기술적 전술적 역량과 사회성이나 인성적으로 다 평가한다. 서 감독 아들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선수로서 역할을 충실히 했다”고 평가했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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