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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밴드 칵스(THE KOXX)의 기타리스트 이수륜과 솔로 아티스트 이수륜의 간극은 생각보다 크다. 일렉트로 개러지 장르의 음악을 주로 선보인 칵스에서는 강렬한 전자음을 만들어 냈다면 솔로 뮤지션으로는 어쿠스틱하고 미니멀한 사운드와 함께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2013년 솔로 미니앨범 ‘동화일기’를 공개한 후 지난 4월 두번째 미니앨범 ‘동화일기 : 숨바꼭질’를 발표한 이수륜은 5년만에 솔로 활동을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그 동안 그를 무대에서 보긴 힘들었다. 돌발성 근육마비 증세로 치료를 받던 이수륜은 지난 5월 해당 증상이 악화돼 칵스는 물론 개인 활동도 모두 중단했다. 이후 건강회복에 집중하던 그는 오는 30일, 12월 1일 양일간 겨울 콘서트 ‘캔들(Candle)’을 열고 팬들 앞에 다시 설 준비를 하고 있다.
얼마 전 만난 그는 “지금은 음악적인 것 말고 따로 하고 싶은 것이 없다. 다시 음악을 하고 싶었는데 연말 공연을 시작으로 열심히 하려고 한다”면서 “재활과 건강을 우선적으로 챙겼는데 근육도 붙고 살도 빠지면서 지금은 몸에 큰 무리가 없어졌다”며 미소지었다.
“당시에는 멘탈이 흔들릴 정도였다. 솔로 뿐만 아니라 칵스의 잡혀 있던 스케줄도 모두 취소되면서 죄책감도 들고, 몸도 원하는대로 쓰지 못해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어 다시 복귀 못할 것 같은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히려 세상을 보거나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져 이제는 모든 것을 긍정적인 것으로 보고 희망적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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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들’이라는 콘서트 타이틀은 어쩌면 현재의 이수륜을 의미하는 말이기도 하다. “평소에 백색 조명을 굉장히 안 좋아하고 노란빛이 나는 전구나 스탠드를 사용하는데 그마저도 싫어하면 초를 많이 켠다. 초에 불을 붙이면 얼마 동안은 굉장히 흔들리다 시간이 지나면 안정적으로 불빛을 낸다. 재활 당시 나 역시 흔들리지만 다시 큰 불빛은 아니어도 작은 불빛으로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비단 불빛만 아니라 초는 따스한 온도나 각자의 향을 남기는데 나 역시 어떤 사람에게 은은안 기억과 향수로 남고 싶었다.”
2013년 군 입대 전 연 콘서트 이후 5년 6개월만에 자신의 단독 공연을 가지는 이수륜은 솔로 뮤지션으로 모습을 아낌없이 보여줄 계획이다. 그는 “주변에서 ‘의외다. 너에게 이런면도 있었냐’는 말을 듣는데 어릴적부터 김광석의 통기타와 민중가요를 좋아했다. 또 자아와 관련된 가사를 쓰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런 감성과 가사가 서로에게 힐링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하기보다는 공감이 되는 청취자와 이야기를 듣고 나누고 싶다”고 기대했다.
이어 “몇년만의 단독 콘서트인데 저를 도와 주는 세션 분들이 다재다능하고 싱어송 라이터가 많아 흥미롭고 재밌다. 칵스 멤버인 이현송과 박선빈도 게스트로 등장해 조촐하게 무대도 함께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수륜은 솔로 뮤지션으로 ‘동화일기’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앨범을 내고 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스토리를 표현하는 방법이 많은데 자서전을 쓰거나 랩을 할 수도 있는데 나는 태어나서 인생을 마감할 때까지 동화같이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일상적이고 평범한 이야기가 각자에게는 특별한 동화로 남을 수 있다. 앞으로도 어쿠스틱하고 가사가 의미 있는 곡이 나온다면 ‘동화일기 : 부재’식으로 나올 것 같다.”
멤버인 숀이 입대를 앞두고 있는 밴드 칵스는 한동안 공백기가 불가피한 가운데 이수륜은 ‘캔들’을 시작으로 솔로 뮤지션으로 왕성한 활동을 예고했다. “옛날 이수륜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 건강해진 시선과 생각만큼 앞으로 활동도 건강하고 꾸준히 하고 싶다. 아껴둔 많은 곡도 나올 것 같고 현재도 음악적 소스나 영감이 부족함 없어 꾸준히 얼굴을 비출 거 같다. 많은 공감과 관심으로 현장에서 뵙고 싶다.”
hongsfilm@sportsseoul.com
사진|해피로봇레코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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