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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동효정 기자] 1999년 7월 28일, 서울 이화여대 근처 1호점을 연 스타벅스는 초창기 ‘된장녀’의 상징으로 떠올라 조롱 섞인 시선을 받았지만 20년이 흐른 지금 대한민국 커피업계의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창립 20주년에 맞춰 ‘젊은피’ 송호섭 대표를 지난 4월 선임했다. 40대의 젊은 외부인사인 송 대표가 스타벅스의 신 경영을 이끌어 갈 예정이다.
지난 3월 ‘국내 커피업계 신화’로 불리던 이석구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전 대표가 11년 간의 재임 기간을 끝내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전 대표는 스타벅스에 있는 동안 현장 경영의 달인으로 유명했다. 이 전 대표는 부임 이후 7000번 넘게 매장에 다녀가는 등 현장에서 직원들의 의견을 직접 들으면서 소통을 중요시 해왔다.
1975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조선호텔 등에서 소비자 가까이에서 실전 경험을 쌓은 이석구 전 대표가 ‘서비스 베테랑’이라면 4월부터 스타벅스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송호섭 대표는 ‘마케팅 전문가’다.
송 대표는1970년생으로 1949년생인 이 전 대표와는 21세 차이가 난다. 캐나다 웨스턴온타리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20여 년간 글로벌 기업에서 근무했다. 나이키·로레알코리아·한국존슨앤드존슨 등에서 마케팅 업무를 맡았고, 이후 더블에이코리아·스페셜라이즈드코리아·언더아머코리아 대표를 지냈다. 지난해 10월 스타벅스커피코리아에 영입된 이후 전국 1262개 스타벅스 매장의 운영과 관리를 총괄하는 업무를 담당하며 업무 승계를 준비했다.
송 대표는 언더아머코리아 대표로 일하면서 공격적인 경영 행보로 유명했다. 송 대표는 2017년 1월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당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매장을 열었다. 다양한 스포츠 종목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매장에 변화를 주는 등 ‘쇼퍼테인먼트’(Shopper-tainment · 쇼핑+엔터테인턴트) 공간으로 유통업계를 선도했다. 백화점 매장도 기존 15평 공간보다 더 큰 40~70평 이상으로 확대해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송 대표는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직을 맡은 100일 간은 이 전 대표의 발자취를 따르고 있다. 앞으로 자신만의 ‘공격 경영’ 스타일을 확대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송 대표는 스타벅스가 그동안 상생 차원에서 우리 농산물을 활용한 음료·푸드 상품을 꾸준히 선보인 것에서 발전해 시 단위의 지방자치단체와 직접적으로는 처음 평택시와 상생협약을 맺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관계자는 “송 대표는 매장 파트너들과 지속적으로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며 소통을 중시하는 경영 스타일”이라고 전했다.
송 대표가 지난 20년 스타벅스 역사의 명성과 실적을 이어가며 업계 1위 기업으로 상생 정책을 확대하는 것도 당면 과제다. 2007년 1344억원이었던 스타벅스 코리아 매출액은 10년 만인 2017년 1조2635억원으로 9배 이상 뛰었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5224억원으로 전년대비 20% 증가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1428억원으로 전년대비 28% 늘었다. 특히 스타벅스는 영업이익도 2년 연속 1000억원을 달성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스타벅스의 출점 방식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있어 이를 해결하는 과정도 송 대표의 경영능력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국내 대부분 커피 브랜드가 프랜차이즈 방식을 택하고 있어 출점 제한에 발이 묶인 반면 100% 직영 체제인 스타벅스는 ‘가맹점 영업권 보호를 위한 출점 거리 제한(반경 500m)’을 받지 않아 점포를 무제한으로 확대할 수 있다. 법적 위반 없이 출점을 하고 있다는 것이 스타벅스의 공식 입장이지만 지난해 스타벅스 측이 소상공인과의 상생 방안을 내놓을 것을 약속한 만큼 송 대표의 행보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코리아는 경영실적 면에서 흠 잡을 데가 없는 만큼 송 대표는 현재 실적을 유지하며 지난해 국정감사에서까지 한 차례 이슈가 된 출점 문제를 해결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vivid@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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