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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배우 하정우와 ‘미스터리 스릴러’가 만났을 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연기 장인’ 하정우가 생애 첫 미스터리 영화에 도전했다. 하정우와 미스터리 영화, 잘 어울릴 듯 하지만 좀처럼 쉽게 잘 떠오르지 않았던 조합이지만 영화 ‘클로젯’(김광빈 감독)을 본다면 그 생각은 달라질 것이다.

지난 29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클로젯’은 겨울에도 서늘함을 전하는 밀도 높은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였다. 건축가 상원(하정우 분)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내를 잃고 어린 딸 이나(허율 분)와 단 둘이 살게 된다. 그러나 두 사람은 어색한 부녀였다. 상원은 새 집으로 이사를 가고,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을 했지만 쉽지만은 않았다. 게다가 이나는 이사 후 어딘가 모르게 달라졌고, 이상 징후를 보이기 시작한다.

이에 상원은 이나의 방 안 벽장을 주목하게 됐고 이나는 갑작스럽게 사라진다. 상원 앞에 의문의 남자 경훈(김남길 분)이 찾아오고, 그는 이나의 행방을 안다며 실종의 주범으로 벽장을 지목한다. 경훈은 10년 동안 실종된 아이들의 행방을 쫓고 있다며,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꺼냈고 결국 상원은 이나를 찾기 위해 벽장의 문을 열게 된다.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어딘가 모르게 비밀스러운 벽장을 소재로 한 미스터리 작품으로 신선함이 돋보인다. 몰입도를 높이는 연출 방법과 효과들은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이제는 벽장의 존재가 무섭거나 두렵게 다가올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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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클로젯’은 하정우의 힘이 돋보인 작품이기도 했다. 재난, 드라마, 범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하고 최연소 1억 관객 동원 배우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품격이 이번 작품에서도 빛났다. 하정우는 ‘클로젯’을 통해 생애 첫 미스터리 연기에 도전하게 됐다. 그만큼 공포감 전달을 두고 많은 고민을 했다는 하정우의 노력이 돋보였다. 하정우는 상원이 처한 상황을 세밀하게 표현해냈고, 과하게 그리지 않으며 관객들에게 설득력을 전했다. 이와 함께 밀도 높은 연기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98분 동안 극을 이끌며 지루하지 않도록 연기의 완급 조절을 해냈다.

여기에 딸을 향한 서툰 마음부터, 부성애, 그리고 미스터리한 존재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지만 딸을 지키기 위해 맞서는 용감한 모습까지 다채로운 감정의 폭을 하정우의 색으로 그려낼 수 있었다. 본인 역시 “어려웠던 연기”라 토로했던 하정우지만 “제 목숨과 바꿀 수 있는 사람이 사라졌다면, 정말 세상이 뒤집혀지겠다는 생각이 들어 최대한 그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집중을 많이 했다”고 말한 것처럼 그의 연기력이 돋보였다.

경훈 역의 김남길도 이전 작품과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능청스러우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인물의 연기를 해내며 힘을 더했다. 하정우와 김남길의 연기 ‘티키타카’ 역시 웃음부터 진지함까지 오가며 앙상블을 이뤘다. tvN 드라마 ‘마더’를 통해 ‘연기 천재’라는 수식어를 얻었던 허율도 이나 역을 위해 500대 1의 경쟁률을 뚫은 만큼 천진난만한 아이의 모습부터 차갑고 섬뜩한 얼굴까지 표현하며 제 몫을 해냈다.

한국의 무속 신앙부터 초자연적인 존재에 과학적인 모습으로 다가가는 인물들의 모습 등이 기존의 스릴러와는 또 다른 흥미를 전했다. 여기에 아동 학대에 대한 깊은 메시지까지 첨가했다. 러닝타임 98분. 15세 관람가. 오는 2월 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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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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