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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안은재 인턴기자] “미스터트롯 제작진에게 고맙다는 인사 좀 전해주세요. 요즘 이거 보는 재미로 살아요!”
시청률 3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TV조선 트로트 오디션 ‘내일은 미스터트롯’ 시청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친 말이다.
10대에서 60대까지 트로트로 세대 통합을 이끈 ‘미스터트롯’은 지난 13일 전국평균시청률 28.1%(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돌파하면서 종편 예능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지난해 방영했던 ‘미스트롯’이 중장년층에 트로트 열풍을 일으켰다면 올해 1월 시작한 ‘미스터트롯’은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생)까지 끌어들이며 세대 통합, 더 나아가 국민대통합을 이루고 있다.
그렇다면 세대를 초월해 전 연령층을 사로잡은 ‘미스터트롯’의 매력은 무엇일까. 각 연령대별 시청자에게 ‘미스터트롯’에 빠진 이유를 직접 들어보았다. ‘미스터트롯’을 좋아하는 이유는 다양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입을 모았다. 이들은 인터뷰 중에도 틈틈이 ‘우리 오빠’ 영업에 나서 기자도 ‘미스터트롯’에 입덕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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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 따라 보게 된 1020팬, 이제는 본방사수하러 집으로 달려갑니다~
임영웅 온라인 팬카페에서 만난 ‘미스터트롯’ 10대 팬 송승빈(17·여)양은 엄마가 보던 ‘미스터트롯’ 클립 영상을 따라보다 임영웅의 팬이 됐다. 그는 “예전엔 트로트는 어른 노래, 촌스러운 노래라는 느낌이 강했는데 막상 들어보니 세련되고 K팝과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아요”라며 “‘미스터트롯’ 덕분에 가족들과 이야깃거리가 생겨 집안 분위기가 훨씬 더 좋아졌어요”라고 말했다.
이지민(25·여) 씨도 우연히 아버지를 따라 ‘미스터트롯’ 예선 편을 보다 영탁의 팬이 됐다고 한다. 이 씨는 “제 또래 출연자들이 과거 곡을 재해석해서 부르는 게 매력적인 것같아요. 트로트 덕에 부모님과 텔레비전을 같이 보는 것도 좋고요”라며 “목요일 저녁마다 식구들이랑 방송 같이 보려고 집에 뛰어가요. 넷플릭스에서도 볼 수 있지만 ‘미스터트롯’은 본방을 챙겨보는게 제 맛이에요”라고 말했다.
◇H.O.T. 좋아했던 그때 그 시절로, 열아홉 소녀 감성 되살려준 ‘미스터트롯’80년생 엄주랑(41·여)씨는 “40대인 나에게도 트로트가 어려웠어요. 근데 ‘미스터트롯’ 보면서 ‘아 나도 쉽게 따라 할 수 있겠구나’ 싶더라구요”라며 “어릴 때 H.O.T. 진짜 좋아했는데 제 마음에 불을 지핀 프로그램이에요. 다시 그때로 돌아간 느낌?”이라며 즐겁게 웃었다.
주랑 씨는 “성악, 판소리, 비트박스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트로트와 섞여서 볼거리가 많잖아요. ‘미스터트롯’의 트로트는 옛날 느낌이 아니고 클래식을 듣는 듯한 고급스러운 느낌이 있어서 매력적인 것같아요”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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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원래 K팝 좋아했어요, 근데…. 트로트의 매력에 빠진것 같아요!
그룹 방탄소년단, 트와이스의 열렬한 팬인 배영주(58·여) 씨는 이제는 젊은 감각의 트로트가 K팝 보다 더 재미있고 흥이 난다고 말했다. 영주 씨는 “‘미스터트롯’에서 보여주는 퓨전 트로트는 현대적인 감각의 트로트로 들려서 쉽게 와 닿았어요. 젊은 감각의 트로트가 이제는 K팝 보다 더 재미있고 흥이 나요. 아예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것 같아요” 라고 말했다.
‘미스터트롯’에서 마스터로 등장하는 김준수의 열혈팬인 정채윤(28·여)씨는 ‘미스터트롯’ 전에는 트로트를 아주 싫어했다고. 그는 “단순히 김준수에 대한 애정만으로 ‘미스터트롯’을 시청하게 됐는데 이제는 트로트의 매력에 빠진 것 같아요. 말로는 못하는데… 아 그냥 빨려 들어가는 무언가가 있다니까요”라며 웃었다.
‘미스터트롯’은 트로트를 댄스, EDM, 록, 성악 등 다양한 장르와 컬래버레이션하며 정통 트로트의 새로운 매력을 선보였다. 기존 대중가요 팬들 입장에서는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해봤어’, ‘골라먹는 뷔페 맛집’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육아에 지친 할빠할마의 생활 활력소, 내 생애 첫 모바일투표!지난해 ‘미스트롯’으로 송가인 팬이 돼 콘서트까지 다녀온 오의중(61·여) 씨는 2년째 애청자를 자처한다. 그는 “‘미스터트롯’은 일방통행이 아니라 투표도 하고 콘서트도 가는 쌍방통행”이라며 “다른 프로그램은 바보상자처럼 멍하니 보기만 하는데 ‘미스터트롯’은 마스터 입장에서 평가하면서 보니까 뇌가 팽팽하게 돌아가요. 마스터들도 같이 보면서 즐기는 모습들이 재밌어요. 장윤정 마스터의 심사평은 어쩜 제가 하고 싶은 말 그대로인지 몰라요” 라고 말했다.
의중 씨는 “집에서 손주들 돌보면서 음악 들을 일이 없는데 요새는 ‘미스터트롯’이 생활의 활력소에요. 미용실에 가도 다 ‘미스터트롯’ 이야기 뿐” 이라며 그 인기를 체감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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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프로그램, 리모컨 다툼 없는 세대 통합
‘미스트롯’의 애청자였던 박연서(34·여)씨는 이번에는 ‘미스터트롯’으로 넘어오게 됐다. “‘미스트롯’ 때는 송가인 씨가 원탑인 느낌이 컸는데 이번에는 실력이 다 좋아서 라이벌 구도를 잘 만들었어요. 트로트에 록도 섞고 다양하게 편곡해서 옛날 노래들을 신선하고 젊은 감각으로 보여줘요. 애나 어른이나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고 트로트로 모든 세대가 하나가 된 기분이에요” 라고 말했다.
유일한 남성 팬이었던 김진호(55) 씨는 트로트 안의 철학적인 내용을 옆집 학생 같은 일반인들이 불러서 좋았다고 한다. 진호 씨는 “트로트 가사가 철학적이고 인생의 희노애락이 담겨 있잖아요. 그런 걸 젊은 사람들이 잘 소화해 내는 게 좋더라구요. 방송이나 예능 프로그램은 젊은 사람들 위주여서 아쉬웠는데, 중년을 대상으로 하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줘서 고마워요” 라며 ‘미스터트롯’ 제작진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진호 씨 뿐만 아니다. 주랑 씨도, 지민 씨도, 승빈 양도 모두들 엄마 아빠 오빠 동생과 함께 텔레비전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친구들과 2박 3일 밤을 새서라도 이야기할 수 있는 화제거리가 생겨 모두들 즐거운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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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는 대부분 엇박이 없는 4분의 4박자로 쉽고 간결해서 신나게 춤추고 따라부르기에도 좋은 장르다. 하지만 ‘트로트는 옛날 것, 어른들 노래’라는 인식이 강해 젊은 세대들이 넘기 힘든 진입장벽도 있었다.
그런 면에서 ‘미스터트롯’은 우리가 익히 아는 트로트에 새옷을 입히면서 2030 젊은 세대들을 ‘트로트의 흥’ 속으로 자연스럽게 끌어들였다. 목요일 밤만큼은 리모컨 경쟁 없는 평화로운 ‘본방사수’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이같은 ‘미스터트롯’ 열풍을 뉴트로(New-tro:새로움과 복고를 합친 신조어로,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경향)가 유행하는 맥락에서 해석했다.
그는 “‘미스터트롯’은 뉴트로적인 면이 있다. 트로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나 특징이 있는데, 이러한 것들을 젊고 새롭게 재해석해서 보여준다. 출연자 대부분이 2030대인 것도 (트로트를 새롭게 해석하는 데) 한 몫했다”며 “‘미스터트롯’은 고정 시청층인 중장년층을 기본베이스로 가져가면서 시청층을 젊은 세대로 확장시켰다”고 말했다.
‘미스터트롯’은 최근 진행된 본선에서 3차 진출자 20명이 참여하는 트로트 에이드 미션을 선보였다. 이번 미션을 거쳐 준결승전 진출자가 가려질 예정이다.
우승자를 비롯해 주요 출연자들은 오는 4월 18∼19일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1년 6개월간 전국 40여개 도시에서 진행되는 ‘미스터트롯 투어 콘서트’로 팬들을 만난다.
eunj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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