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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바키아 브라타슬라바에 위치한 폭스바겐 공장.  출처 | 브라타슬라바

[스포츠서울 이상훈 기자] 중국의 코로나19 사태가 진정세로 돌아서며 그간 멈췄던 공장들이 재가동을 시작하는 사이 이번에는 미국과 유럽의 공장들이 멈춰섰다. 25일 기준으로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42만2989명으로 급증했고 누적 사망자 수도 1만8916명에 다다랐다.

자동차 업체의 공장이 몰려 있는 유럽은 7만명에 육박하는 확진자가 발생한 이탈리아를 비롯해 스페인, 독일, 프랑스, 스위스 등 유럽 확진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각국의 이동제한 조치와 함께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현대차 체코공장과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을 23일부터 4월 3일까지 2주 동안 가동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체코, 슬로바키아 정부의 방침에 동참하고 직원들의 안전과 코로나19 확산 방지, 국경 폐쇄로 인한 물류 영향 등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다.

체코정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경 폐쇄, 국민 및 장기비자 소유자 외 입국 금지, 통근 등 주요 사유 외 전역 통행금지, 재택근무 시행 권고, 30명 이상 단체행사 전면 금지, 오후 8시 이후 식당 운영 금지, 체육관 등 다중이용시설 폐쇄, 교육기관 무기한 휴교, 위험국가 방문자 2주 격리 의무화 등을 시행하고 있다.

슬로바키아정부 역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전 상점 운영 중단, 전 국경 출입국 관리 및 외국인 입국금지, 입국자 전원 2주 자가격리, 3개 국제공항 및 국제철도·버스 중단, 임시 휴교 등을 시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공장을 가동시키기는 어려웠다.

폭스바겐도 독일을 포함한 유럽 내 거의 모든 공장이 2~3주간 생산을 중단한다. 이번주 중 이탈리아, 포르투갈, 슬로바키아, 스페인 공장도 가동을 중단하게 된다. 특히 스페인 나바라 지역의 공장과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공장, 아우디 벨기에 브뤼셀 공장은 지난 16일부터 생산을 중단했다. 토요타의 프랑스 공장은 18일부터 생산을 중단해 31일까지 멈춘다. 포르투갈 공장 역시 16일부터 2주간 스톱된다. 르노 역시 16일 프랑스 내 12대 공장 생산 중단을 발표했다. 워낙 상황이 급박한 프랑스이기에 운영 재개시점은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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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브뤼셀 공장.  출처 | 아우디

FCA그룹(피아트크라이슬러)의 경우에도 이탈리아 내 피아트, 지프, 마세라티 생산공장 중 6곳에 임시 폐쇄 결정을 내렸다. 16일부터 27일까지 2주 예정이었지만 폐쇄기간을 연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FCA그룹 세르비아, 폴란드 소재 피아트 공장도 마찬가지로 같은 기간 동안 폐쇄조치가 내려졌다.

이 밖에 PSA(푸조, 시트로엥) 역시 프랑스, 스페인, 독일, 영국 등 7개국 15개 공장을 27일까지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포드의 스페인 발렌시아 동부지역 공장은 1주일간 임시 폐쇄된다. 특히 이 곳은 코로나19 확진자 3명이 발생해 확진자와 접촉한 직원들도 14일간 격리 조치가 취해졌다. 유럽 자동차 경기가 완전히 초토화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자동차 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해 가동이 중단된 자동차 공장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마스크와 의료장비를 생산하는 등 코로나19 대응에 적극 동참하고 나섰다. FCA는 중국의 자동차 생산공장 한 곳을 마스크 생산시설로 바꾼다고 밝혔다. 해당 공장의 월 마스크 생산목표는 100만개다. 포드는 의료기기 업체인 GE헬스케어·3M과 손잡고 인공호흡기와 산소호흡기 디자인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포드는 의료진을 위한 안면 보호장구 1000세트를 생산해 디트로이트 지역 병원에 전달했다. GM과 테슬라도 자동차 생산이 중단된 공장에서 의료장비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part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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