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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해 3월 6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스마트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갤럭시 S10’ 출시 행사를 개최했다. 출처|삼성전자 뉴스룸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국내 전자업계의 글로벌 생산공장들이 잇따라 가동을 중단하며 위기를 겪고 있다. 스마트폰부터 전지차배터리까지 현지 공장들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 연간 투자와 생산 전략을 수정해야하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보고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국을 비롯해 최근 인도와 미국, 유럽 등 현지에 거점을 둔 생산 시설 가동을 중단했다. 코로나19 여파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어서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3일 세계 최대 스마트폰 생산 기지인 인도 공장 가동을 멈춘데 이어 브라질 마나우스 공장도 운영을 중단했다. 최근에는 브라질 현지 오프라인 매장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브라질 북부 아마조나스주 마나우스 공장의 경우 오는 29일까지 운영하지 않는다. 다만 남동부 상파울루주에서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캄피나스 공장은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향후 캄피나스 공장 가동까지 중단되면 사실상 브라질 내 생산이 전면 중단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인도 노이다 스마트폰 공장의 경우 사흘간의 폐쇄 지침을 내렸고 유럽 슬로바키아 TV 공장도 29일까지 가동을 중단하기로 한 상황이다. 미국과 캐나다 전역의 오프라인 매장은 이미 지난주부터 일주일간 폐쇄됐고 이외 지역에도 정부 지침에 따른 영업 중단 조치가 취해졌다. 특히 인도 노이다 공장의 경우 생산이 전면 중단되면 올해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곳은 연간 최대 1억2000만 대의 휴대전화가 생산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기지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7월 약 800억원을 투입해 기존 공장의 규모를 배로 확대했다. 삼성은 또 인도 노이다 외에도 첸나이에 가전 공장을 두고 있는데 이곳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LG전자도 인도의 노이다와 푸네에 위치한 생산법인을 3월 말까지 멈춰세웠다. 노이다 공장과 푸네 공장은 세탁기 등 가전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푸네 공장에서는 스마트폰도 일부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LG전자의 차량전장 자회사 ZKW가 오스트리아 공장 생산량 감축에 나서면서 LG전자에도 일부 타격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ZKW는 1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오스트리아 비젤버그, 하그, 디타크 공장 생산량을 줄이기로 했다. 오스트리아 비젤버그에 본사를 두고 있는 ZKW는 LG전자가 지난 2018년 인수한 자동차용 조명업체로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 유럽 주요 완성차 업체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생산시설 뿐만 아니라 매출 비중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해외 최대 판매 매장도 문을 닫으면서 수익성 확대에 제한을 받게 됐다. 미국 최대 전자제품 판매 매장인 ‘베스트바이’는 지난 22일부터 미국 전역 1000여 개 매장을 폐쇄했고 독일의 전자제품 판매 매장인 ‘미디어 마트’ 또한 20일부터 독일을 비롯해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 위치한 850여곳의 매장 문을 닫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생산시설 뿐 아니라 최대 판매망까지 동시에 무너지면서 국내 기업들이 사상 최대의 시련을 겪고 있다”면서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 연간 투자 계획 등에 차질이 빚어지는 한편 전반적인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melod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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